입력 : 2014.08.04 01:00
제11회 대관령 국제음악제
팔순(八旬)의 피아니스트는 어깨를 잔뜩 구부린 채 건반을 두드렸다. 동료 연주자들과 눈길을 맞추기 위해 돌아보는 눈길은 갓 데뷔한 신인처럼 긴장이 가득했다.
1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콘서트홀에서 열린 대관령국제음악제 저명연주가 시리즈.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피터 프랭클(Frankl)은 첼리스트 정명화, 스베틀린 루세브 서울시향 악장과 베토벤 삼중주 '대공'을 연주했다. 예일대 교수로 여전히 현역인 노(老) 피아니스트는 진지한 연주 자세부터 본보기가 될 만했다.
1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콘서트홀에서 열린 대관령국제음악제 저명연주가 시리즈.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피터 프랭클(Frankl)은 첼리스트 정명화, 스베틀린 루세브 서울시향 악장과 베토벤 삼중주 '대공'을 연주했다. 예일대 교수로 여전히 현역인 노(老) 피아니스트는 진지한 연주 자세부터 본보기가 될 만했다.

베토벤이 자신을 후원했던 루돌프 대공(大公)에게 헌정한 이 삼중주는 1814년 초연 당시, 마흔넷의 베토벤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던 곡. 프랭클의 깔끔하면서도 열정적인 연주는 루세브의 명쾌한 활놀림과 정명화의 여유로우면서도 음악을 즐기는 듯한 모습과 어우러져 인상적이었다. 특히 삶을 마무리하면서 응시하는 듯한 선율의 3악장은 노(老) 대가의 예술 생애를 보여주듯, 여운을 남겼다. 프랭클은 2일 오후에도 헝가리 작곡가 도흐나니의 피아노 5중주를 클라라 주미 강, 웨인 린, 폴 실버손, 리웨이 친과 연주했다. 대관령음악제 후반 프로그램 중 프랭클의 연주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는 이가 많았다.
'오 솔레 미오'를 주제로 남부 유럽 음악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대관령국제음악제(7월 15일~8월 5일)가 3일 저명연주자 시리즈(총 12회)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올해 11회째를 맞은 대관령 음악제는 여름철 휴가지에서 정상급 연주자들의 실내악을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자리를 확실히 굳히고 있다. 특히 630석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저명연주자 시리즈 실내악(총 10회)은 전직 장관(長官)도 티켓을 구하기 어려울 만큼, 일찌감치 동났다.
서울시향 악장·부악장·수석 주자들이 대거 축제에 참여해 교향악이 아닌, 실내악 주자로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반가웠다. 서른셋 작곡가 박정규의 세계 초연 신작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여명'과 다른 작곡가들의 한국 초연 곡들도 대관령음악제의 지향점을 보여줬다.
대관령음악제의 매력은 무엇보다 연주자와 관객의 벽이 허물어지는 장(場)이라는 점이다. 축제가 열리는 알펜시아 리조트 숙소나 식당, 맥줏집에선 연주자들과 무시로 마주칠 수 있다. 호텔 엘리베이터 안에선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서울시향 첼로 수석 주연선을, 밤에는 맥줏집에서 요즘 뜨는 '치맥'을 앞에 두고 후배들과 얘기에 빠진 첼리스트 지안 왕과 마주쳤다. 편의점에선 동료들과 간식거리를 사러나온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도 보였다. 객석에서 '관객'으로서 함께 공연을 보는 정명화, 정경화 예술감독도 매일같이 만날 수 있었다. 클래식과의 거리를 좁히고, 음악과 친숙해지는 기회가 될 만하다. 단, 휴가철 극성수기,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숙소만 구할 수 있으면!
'오 솔레 미오'를 주제로 남부 유럽 음악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대관령국제음악제(7월 15일~8월 5일)가 3일 저명연주자 시리즈(총 12회)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올해 11회째를 맞은 대관령 음악제는 여름철 휴가지에서 정상급 연주자들의 실내악을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자리를 확실히 굳히고 있다. 특히 630석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저명연주자 시리즈 실내악(총 10회)은 전직 장관(長官)도 티켓을 구하기 어려울 만큼, 일찌감치 동났다.
서울시향 악장·부악장·수석 주자들이 대거 축제에 참여해 교향악이 아닌, 실내악 주자로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반가웠다. 서른셋 작곡가 박정규의 세계 초연 신작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여명'과 다른 작곡가들의 한국 초연 곡들도 대관령음악제의 지향점을 보여줬다.
대관령음악제의 매력은 무엇보다 연주자와 관객의 벽이 허물어지는 장(場)이라는 점이다. 축제가 열리는 알펜시아 리조트 숙소나 식당, 맥줏집에선 연주자들과 무시로 마주칠 수 있다. 호텔 엘리베이터 안에선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서울시향 첼로 수석 주연선을, 밤에는 맥줏집에서 요즘 뜨는 '치맥'을 앞에 두고 후배들과 얘기에 빠진 첼리스트 지안 왕과 마주쳤다. 편의점에선 동료들과 간식거리를 사러나온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도 보였다. 객석에서 '관객'으로서 함께 공연을 보는 정명화, 정경화 예술감독도 매일같이 만날 수 있었다. 클래식과의 거리를 좁히고, 음악과 친숙해지는 기회가 될 만하다. 단, 휴가철 극성수기,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숙소만 구할 수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