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빛나네, 명품 속 명곡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4.07.17 00:36

'캣츠' 삽입곡 베스트 5 들어보니

뮤지컬‘캣츠’에서 삽입곡‘맥캐비티’를 부르는 암컷 고양이 드미터(왼쪽)와 봄발루리나.
뮤지컬‘캣츠’에서 삽입곡‘맥캐비티’를 부르는 암컷 고양이 드미터(왼쪽)와 봄발루리나. /설앤컴퍼니 제공
'불황이라도 명품(名品) 소비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는 속설은 공연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작품이 흥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뮤지컬의 고전(古典) '캣츠(Cats)'에는 연일 관객이 몰리고 있다. 배우들의 군무도 볼거리지만, 무엇보다도 '뮤지컬의 신(神)'이라 불리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명곡들이 중요한 요소다. 영국·호주·남아공 배우로 구성된 이번 내한 공연 팀이 '캣츠'의 5대 베스트 넘버(삽입곡)를 어떻게 소화해 내는지 들어봤다.

'메모리(Memory)'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던 그 시절의 추억…. 그곳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는다면 새로운 삶이 시작될 거예요." 그리자벨라 역을 맡은 에린 코넬의 목소리는 청아하면서도 격정적이었고,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농축된 한(恨)을 길게 뽑아내는 듯했다. 인생의 파노라마를 압축한 이 노래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유명 가수들에 의해 180여 차례나 다시 녹음된 명곡이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메모리'는 '캣츠' 극 전개에서 흥분·열광·긴장·불안 등을 말끔하게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럼 텀 터거(The Rum Tum Tugger)'

고양이들 최고의 인기남인 아웃사이더 고양이 럼 텀 터거를 소개하는 노래다. 표범 문양으로 분장한 배우 얼 그레고리는 섹시하면서도 반항적인 럼 텀 터거 역할을 능청스럽게 연기했다. 짓궂은 표정으로 객석으로 내려가 한 여성 관객의 머리를 흩뜨려 놓는가 하면, 노래를 과장된 록 창법으로 길게 뽑아내 관객의 흥을 돋웠다.

'젤리클 고양이들의 젤리클 노래'

1막 처음에 등장하는 이 노래는 앞으로 극에 등장할 각양각색 고양이의 특징을 철학적인 가사에 담아 소개한다. 고양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거대한 타이어와 깡통이 배경인 무대에 푸른빛 조명이 은은하게 비치는 가운데, 배우들은 매혹적인 합창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높인다. 이어 등장하는 춤은 한 치의 어긋남이 없는 '칼 군무'의 진수다.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가장 난도(難度)가 높은 발레 안무를 소화하는 마법사 고양이 미스토펠리스가 주인공인 노래다. 미스토펠리스는 대사가 없기 때문에 럼 텀 터거가 대신 노래를 부른다. 두 고양이의 안무와 노래는 마치 록 스타와 발레리노의 만남처럼 다이내믹했다.

'맥캐비티(Macavity)'

2막에서 신출귀몰한 악당 고양이 맥캐비티를 암컷 고양이 두 마리가 소개한다. 듀엣처럼 노래를 부르는 두 고양이의 노래와 안무는 감각적이고 맛깔스럽다. 악당을 비판하는 노래라기보다는, 마치 '나쁜 남자'의 야성적 매력에 취한 여성들이 그 감정을 노래와 춤을 통해 관능적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보였다.


▷8월 24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공연시간 160분(인터미션 포함), 1577-3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