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사리함에서 '궁극의 행복'을 보았네

  • 허윤희 기자

입력 : 2014.06.25 01:22

['열반, 궁극의 행복' 展]
삼성이 돌려준 현등사 사리 공개

2007년 10월 충남 부여의 백제 왕흥사(王興寺) 터에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완형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사리를 담은 용기)가 발굴됐다. 금·은·동 한 세트〈사진〉로 부처님 사리를 담은 청동 사리합(盒)에 은제 사리병을 넣고 그 안에 다시 금제 사리병을 담았다. 사리합 몸체엔 '정유년(577년) 2월 15일 백제 창왕(昌王)이 죽은 왕자를 위해 절을 세우고 사리 2매를 넣었는데 부처님의 조화로 3매가 됐다'는 글씨가 새겨 있었다.

서울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화범 스님)이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특별전 '열반, 궁극의 행복'에서 이 금·은·동 사리함 세트가 나란히 전시된다. 빛깔은 은은하고 형태는 아름답다. 동제는 통형이고, 은제는 긴 목이 달린 항아리 모양이며, 금제는 구기자 열매 같은 형태. 셋 다 뚜껑에는 봉곳한 꼭지가 달려 있어 세트로서 통일성을 갖췄다.

완형 사리장엄구 세트 사진
/불교중앙박물관 제공
전시 주제는 불교 미술의 태동이라 할 열반과 사리 신앙. 왕흥사 터에서 출토된 사리장엄구(보물 제176호)를 비롯해 무구정광다라니경 진본과 불국사 석가탑 사리장엄구(국보 제126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 복장(腹藏)인 산청 석남암사지 납석제 사리호(국보 제233호) 등 국보 4건, 보물 17건을 포함해 171건 938점을 선보인다. 이 중 무구정광다라니경 진본은 개막 후 일주일만 전시된다. 또 삼성문화재단이 소유하다가 도난품으로 밝혀져 2006년 돌려받은 현등사 사리와 사리장엄구가 처음으로 함께 공개된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삼국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각종 사리장엄구를 볼 수 있는 2부. 각 시대의 미감을 대표하는 최고급 불교 금속 공예품을 감상할 수 있다. 불상에 봉안한 각종 성물(聖物)을 소개하는 3부에선 공주 동학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보물 제1720호) 불복장 등이 출품됐다. 8월 24일까지. (02)2011-1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