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배우 위한 한 편의 선물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4.06.16 00:58

배우 오순택 헌정 연극 '미네티'… 직접 주연 맡아 내달 12일부터 공연

과거 많은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오순택 사진
과거 많은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오순택. /김영훈 기자

지난날 할리우드의 한국인 스타였으나 이제는 고국으로 돌아온 노(老)배우를 위한 헌정(獻呈) 공연이 열린다. 연희단거리패가 다음 달 무대에 올리는 '리어를 연기하는 배우, 미네티'(토마스 베르나르 작·이윤택 연출)다.

이 연극에는 과거 007 시리즈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1974) 등 1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오순택(81)이 주인공인 배우 역을 맡는다. 지난날 할리우드의 영화(榮華)를 모두 뒤로하고 국내에 정착했으나 최근 서울예대에서 잡던 교편(敎鞭)까지도 놓은 오순택의 실제 모습은, 연극 주인공과 여러 면에서 겹친다.

오순택은 1957년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영화 편집을 배우러 미국 유학을 갔다가 배우로 진로를 바꿨다. 영화 '최후의 카운트다운'(1980)에서 태평양 전쟁기의 일본 병사 역을 맡는 등 40여년 동안 많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동양인 악역을 도맡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극 무대에도 많이 올랐다. 1965년 연극 '라쇼몽'이 데뷔작이었고, 1972년에는 오태석 연출의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주연을 맡아 서울 무대에 서기도 했다. 2005년엔 국립극단 연극 '떼도적'에서 신구와 공연했다.

지난해 국내 제자들이 출간한 '오순택 연기수업: 칼을 쥔 노배우'(유아트 도서출판)에서 오순택은 "배우는 (자신에게) 주어진 인물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지, 배우 자신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배우에게는 천부의 재능과 극적인 지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출가 이윤택은 "오 선생이 리어왕 역할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싶어해서 '미친 리어'라는 작품을 준비하려 했으나, 극작가의 사정 때문에 '리어왕'을 연기하는 배우가 등장하는 '미네티'로 바꿨다"며 "중간에 '도저히 못 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마음을 바꿔 연습에 몰두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혜경궁 홍씨' '맥베스'에서 좋은 평을 받았던 배우 김소희 등 연희단거리패 소속 배우들이 출연한다.

▷연극 '리어를 연기하는 배우, 미네티' 7월 12~19일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02)763-1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