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리뷰] 1만리터 비가 적신 객석… 눈시울 적시진 못했네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4.06.10 00:53

싱잉 인 더 레인

'싱잉 인 더 레인'
/㈜에스엠컬처앤콘텐츠 제공
비 내리는 밤거리에서 가로등에 매달려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춤을 추던 진 켈리의 광휘(光輝)를, 과연 21세기의 K팝 가수들이 무대에서 제대로 재연할 수 있을까? 지난주 개막한 '싱잉 인 더 레인'〈사진〉은 아이돌 스타를 수두룩하게 거느린 연예기획사 SM이 처음 제작한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처럼 국적과 연령을 뛰어넘는 다양한 관객이 모인 공연도 드물다.

분명한 것은, 동명의 할리우드 고전 영화(1952)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배우들은 무척 열심히 연습하고 무대에 섰다는 사실이다. 지난 7일 공연에서 슈퍼주니어의 규현(돈 락우드 역)은 박자를 틀리지 않고 복잡한 탭댄스 안무를 소화했으며, 천상지희의 선데이(리나 역)는 무성영화 배우의 우스꽝스러운 말투를 흉내내느라 애썼다.

하지만 1만5000L의 물을 쏟아냈다는 1·2막 마지막 장면에서 규현의 춤은 객석으로 튀긴 물만큼 감동을 주기에는 아직 몸이 뻣뻣했다. 62년 전 영화의 구성을 그대로 무대에 옮긴 듯한 연출은 극 전개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역부족이었다. 이병권(코스모 역)의 몸을 던진 슬랩스틱 연기나 최수진(캐시 역)의 호소력 큰 목소리 같은 개별 배우의 역량은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흩어져 아쉬웠다. 커튼콜에서 여주인공의 은색 우산이 펴지지 않는 등 자잘한 사고도 눈에 띄었다.

일부 팬의 비판처럼 'SM 학예회'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공연 기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질 여지는 있다. 하지만 아이돌 팬이 아니고서야 VIP석 13만원을 지불하고 볼 만한 뮤지컬인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8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공연시간 150분(인터미션 포함),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