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5.22 00:11
[햄스터 살인사건]
코미디 부조리극 '햄스터 살인사건'… 사회와 不通하는 청소년 그려
상식·논리 벗어난 도발적 작품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거 있는데 해봐도 돼요?"(여학생) "뭔데?"(주인아줌마) "아줌마를 두들겨 패봐도 될까요? 딱 한 번만, 아가리 한 번만 대주세요. 우리 엄마랑 너무 닮아서 그래요."(여학생)
한 시간이 조금 넘는 짧은 연극이 끝난 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내가 뭘 본 거지?' 국립극단의 올해 '청소년극 릴-레이'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지난 주말 개막한 '햄스터 살인사건'(허선혜 작·최여림 연출)은, 최근 국내 연극 중에서 드물게 도발적이고 충격적이며, 기상천외(奇想天外)하고 엽기발랄(獵奇潑剌)한 작품이다. 언뜻 카프카나 베케트의 그림자도 비친다.
한 시간이 조금 넘는 짧은 연극이 끝난 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내가 뭘 본 거지?' 국립극단의 올해 '청소년극 릴-레이'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지난 주말 개막한 '햄스터 살인사건'(허선혜 작·최여림 연출)은, 최근 국내 연극 중에서 드물게 도발적이고 충격적이며, 기상천외(奇想天外)하고 엽기발랄(獵奇潑剌)한 작품이다. 언뜻 카프카나 베케트의 그림자도 비친다.
배우 다섯 명이 등장하는 이 연극은 상식과 논리를 벗어나는 예측 불허의 상황이 속사포처럼 이어지는 코미디 부조리극이다. 자살을 결심한 남녀 청소년이 햄스터 우리를 들고 모텔방에 나타난다. 갑자기 변기를 고쳐야 한다며 들이닥친 배관공은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주저앉는다. 여학생은 돌연 창문 너머로 뛰어내리고, 젊은 경찰이 놀라서 들어온다. 햄스터 오줌 냄새를 맡은 아줌마가 우리 문을 열자, 뛰쳐나온 햄스터 한 마리가 배관공의 발에 밟혀 죽는다. 울부짖던 남학생은 가방에서 권총을 빼 사람들에게 겨누고, 햄스터가 죽은 게 배관공 발냄새 때문이라며 다그치다 함께 발레 2인무를 춘다.
이 작품은 시종일관 청소년의 입장에서 사회와 불통(不通)하는 답답함과 부조리를 날카롭게 묘사한다. 제목의 '살인(殺人)'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 이 연극에서 햄스터는 어른들의 몰이해로 희생되는 청소년에 대한 은유다. 남녀 주인공이 부모의 흔한 잔소리를 재생하며 울부짖는 장면은 연극의 절정이다. "뒤처지지 마" "엄만 너 때문에 포기한 게 많아" "너한테 투자한 게 얼만 줄 알아?" ….
1991년생인 극작가 허선혜는 "청소년은 내면의 에너지가 들끓어도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사회와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문제는 '청소년극'의 외피를 쓴 이 작품이 어른 입장에서 불편해할 만한 요소를 많이 담고 있다는 것. 하지만 "청소년 연극은 꼭 착한 연극이어야 하느냐"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이 연극이 처음 공개됐을 때, "이건 바로 우리 얘기"라며 공감하는 청소년 관객들로 객석은 눈물바다가 됐다고 한다.
▷24일까지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 공연 시간 65분, 1688-5966
이 작품은 시종일관 청소년의 입장에서 사회와 불통(不通)하는 답답함과 부조리를 날카롭게 묘사한다. 제목의 '살인(殺人)'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 이 연극에서 햄스터는 어른들의 몰이해로 희생되는 청소년에 대한 은유다. 남녀 주인공이 부모의 흔한 잔소리를 재생하며 울부짖는 장면은 연극의 절정이다. "뒤처지지 마" "엄만 너 때문에 포기한 게 많아" "너한테 투자한 게 얼만 줄 알아?" ….
1991년생인 극작가 허선혜는 "청소년은 내면의 에너지가 들끓어도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사회와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문제는 '청소년극'의 외피를 쓴 이 작품이 어른 입장에서 불편해할 만한 요소를 많이 담고 있다는 것. 하지만 "청소년 연극은 꼭 착한 연극이어야 하느냐"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이 연극이 처음 공개됐을 때, "이건 바로 우리 얘기"라며 공감하는 청소년 관객들로 객석은 눈물바다가 됐다고 한다.
▷24일까지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 공연 시간 65분, 1688-5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