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의 드럼, 곧 재즈의 역사

  • 남무성·재즈평론가

입력 : 2014.05.15 00:53

잭 디조넷(74)이라는 이름은 낯설다. 하지만 피아니스트 키스 재럿의 트리오 드럼 주자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키스 재럿 트리오는 세계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재즈팀이다. 대중성과 예술성의 완벽한 조합을 선보이는 이 트리오는 2010·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성공적인 내한 공연도 치렀다. 키스 재럿 트리오의 일원이면서 재즈 드럼의 거장인 잭 디조넷은 이번에는 자신의 프로젝트 트리오로 다시 한국을 찾는다. 오는 18일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서게 되는 잭 디조넷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만화가로도 활동하는 재즈평론가 남무성씨가 그린 잭 디조넷의 캐리커처 그림
만화가로도 활동하는 재즈평론가 남무성씨가 그린 잭 디조넷의 캐리커처.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과 함께 연주할 때가 제 영혼의 아름다움이 최절정기에 달했었다고 생각해요. 특히 마일스는 드럼을 듣는 데 있어 최고였습니다. 그가 재즈사를 빛낸 드러머들인 필리 조 존스, 지미 콥, 토니 윌리엄스, 그리고 저를 발탁했죠."

1964년부터 프로 뮤지션의 길을 걸어온 디조넷은 살아있는 재즈의 역사 그 자체. 역사책에서나 등장하는 전설들과 동시대에 활동했다.

그가 이끄는 트리오는 그 라인업 또한 신선하다. 재즈 사상 가장 위대한 색소포니스트로 추앙받는 '존 콜트레인'의 아들 라비 콜트레인(색소폰), 존 콜트레인의 베이스 파트너였던 지미 개리슨의 아들 맷 게리슨(베이스)이 함께 한다. 잭 디조넷이 존 콜트레인의 생전에 함께 연주했으니 그의 아들 라비 콜트레인과는 가족과 같은 관계이며, 맷 개리슨 역시 잭 디조넷의 집에 함께 살면서 재즈를 배운 수제자이다.

잭 디조넷의 드럼 연주는 타악기임에도 음정이 느껴지고 마치 이야기를 하듯 굉장한 스토리를 들려준다. "드럼도 다른 악기들처럼 조율하고 연주하죠. 제 경우에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이 더 나은 드러머가 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드러머인 그가 동시에 수준급의 재즈 피아니스트라는 점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자신의 트리오 공연에서는 종종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기도 한다는데, 아마도 이번 공연에서 기대해 봄 직한 장면이 될 것이다. 복잡하게 변화해 가는 현대 재즈계에 대한 견해도 들어봤다.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혁신적인 사람으로서, 리더로서, 프로듀서로서, 교육자로서 우리는 어떻게 적응해 나가야 할지 배워야 하고 이것은 젊은 재즈인들에게 도전이 될 것입니다." 공연 문의 (02)563-0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