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4.11 09:54
대표 창작춤 '적색경보' 상영 및 1주기 추모제 등 다양한 행사 열려

오는 27일 오후 12시부터 열리는 추모공연은 한상근의 대표작 상영과 더불어 그의 춤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포럼, 추모를 위한 퍼포먼스, 그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트레일러 영상을 함께 선보인다. 또한, 한상근이 초대회장을 역임했던 한국자유남성춤작가회의 진행으로 한상근 자료집 출간 후원 모임의 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갖게 된다.
추모공연의 절정은 한상근의 대표적 창작춤 '적색경보'의 상영이다. 1987년 공연 당시에 비디오로 촬영된 이 작품은 지난해 26년 만에 발굴됐고, 디지털 영상으로 변환되어 뉴미디어댄스로 재창조됐다. 이 작품은 1987년 바탕골소극장에서 전위 예술가들의 예술문화의 민주화를 위한 '9일장(場)' 공연의 하나로 발표되어 큰 이슈를 가져왔던 작품이다. 당시 소극장 바닥에 앉아 숨을 죽이며 관람했던 관객들의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카메라에 담았고, 나신(裸身)에 가까운 맨몸으로 무대를 누빈 한상근의 춤과 함께 신선한 뉴미디어 매체의 활용으로 충격적인 표현을 보여주었다.

'적색경보'는 당시 춤 비평계에 당시 큰 이슈를 일으키면서, 한국창작춤의 새로운 시발점이 되었다. 위험 신호를 알리는 문명과 시대적인 메시지가 강렬히 표출된 춤으로 80년대 한국현대춤의 선구적 위상을 쌓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춤은 핵과 공해 등 문명의 악조건에 맞서는 인간들의 몸부림을 강렬한 색감과 몸짓으로 담았다. 러닝타임은 1시간이다.
추모공연 둘째 날인 오는 29일 오후 5시에 대학로 예술가의 집 제2세미나실에서 '뉴미디어댄스'에 대한 강연과 함께 관련 춤 영상이 상영된다. 김태원 춤 비평가의 한국 춤영상의 현황, 장석용 문화비평가의 춤 영상 제작의 필요성 등 강연도 함께 열린다. 한상근의 다른 영상물과 그가 소장했던 외국의 춤 영상을 상영해 미래의 춤 예술을 탐색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이날 공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으로 관람객을 받는다.
이번 추모 공연은 한상근 선생을 기리는 추모의식을 뛰어넘어 그의 무용사적 업적과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의미 깊은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춤 영상을 기획하는 무용인 및 춤 영상에 관심이 있는 일반 대중들에게 흥미롭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추모공연을 주최하는 뉴미디어댄스 H포럼은 “앞으로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한상근 및 국내∙외의 유명한 춤 영상을 대중들에게 공개함으로써 무용예술의 영상화 보급 및 제작의 활성화, 무용 영상을 통한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상근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발족한 '故 한상근 명작추진위원회'는 고인이 잠든 대전 현불사 뒷산 큰 마당에 특설무대를 설치하고 기일인 오는 13일 오후 2시 그의 후배와 제자들이 1주기 추모제를 올리면서 대금 시나위를 시작으로 추모시 낭송, 길놀이, 진혼무, 무용연극 등의 추모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