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관계는 찬바람… 음악계는 봄바람

  • 김기철 기자

입력 : 2014.04.02 23:54

NHK 심포니·뉴재팬 필하모닉… 다음달부터 잇따라 내한 공연
NHK는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협연, 뉴재팬은 임동민과 쇼팽 협주

NHK심포니.
NHK심포니.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아베 내각의 잇따른 역사 왜곡 발언으로 한·일 두 나라의 정치·외교 교류는 꽉 막혀 있지만, 음악 분야 교류는 더 활발해질 것 같다. 일본의 대표적 교향악단 NHK 심포니와 뉴재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잇따라 내한 공연을 갖는다.

오는 6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 NHK 심포니는 아시아 정상급 교향악단으로 2006년에 이어 8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90년 가까운 역사의 NHK 심포니는 샤를르 뒤투아(명예음악감독),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계관지휘자),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명예지휘자), 앙드레 프레빈(명예객원지휘자) 등 스타들이 이끄는 오케스트라. 작년 뒤투아 지휘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도 데뷔했다. 내년 시즌부터 신시내티 심포니와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을 이끌던 파보 예르비가 NHK 심포니 상임지휘자를 맡는다.

NHK 심포니 내한 공연은 히로카미 주니치(廣上淳一·56) 교토 심포니 상임지휘자가 이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3번을 협연하고, 말러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활약한 소프라노 로사 페올라가 협연한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한·일 관계가 어려울수록 문화 교류를 통해 돌파구를 찾자는 데 NHK 심포니와 뜻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일본 국제교류기금이 내한 공연 비용을 일부 부담한다.

1972년 창단된 뉴재팬 필하모닉은 이번이 첫 방한이다. 보스턴 심포니 상임지휘자 출신 오자와 세이지가 조련한, 실력있는 오케스트라다. 지난달 런던 심포니를 이끌고 내한한 지휘자 대니얼 하딩이 '음악 파트너'(Music Partner)로 뉴재팬 필하모닉을 정기적으로 지휘하고 있다.

다음 달 29일 예술의전당 내한 공연은 제5회 서울 국제음악제 폐막공연을 겸한다. 프랑스 지휘자 파스칼 로페 지휘로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이름난 피아니스트 임동민이 쇼팽 협주곡 2번을 협연하고,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다음 달 29일 내한하는 뉴재팬 필하모닉과 협연하는 임동민(왼쪽)과 6월 1일 내한하는 NHK심포니와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다음 달 29일 내한하는 뉴재팬 필하모닉과 협연하는 임동민(왼쪽)과 6월 1일 내한하는 NHK심포니와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빈체로 제공
뉴재팬 필하모닉 내한 공연은 이 교향악단 최대 후원사인 일본 금융회사 오릭스가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공연기획사 빈체로 이창주 대표는 "이승엽·이대호 선수가 뛰었던 오릭스 버팔로스 야구단을 갖고 있는 오릭스그룹 회장이 한국과 문화적으로 소통하는 데 관심이 많다. 뉴재팬 필하모닉이 정기적으로 내한 공연을 갖고, 한·일 연주자들이 함께 협연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은 지난 2월과 3월 각각 요미우리 닛폰 심포니와 도쿄예술극장에서 협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