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3.24 00:31
연극 '무대 게임'
극장에 들어서면 무대 준비가 덜 된 것처럼 보인다. 이 연극의 배경이 '아직 준비가 덜 된 무대'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은 친구 사이인 작가 겸 연출가 제르트뤼드(임선희)와 퇴물 배우 오르탕스(김시영)다.
새 연극의 연습을 위해 만난 이들은 처음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서로를 칭찬하다가 농담을 하고 비꼬더니 급기야 날 선 말의 난투극을 벌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과 비평가·기자·정치인 등 주변 인물들의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새 연극의 연습을 위해 만난 이들은 처음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서로를 칭찬하다가 농담을 하고 비꼬더니 급기야 날 선 말의 난투극을 벌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과 비평가·기자·정치인 등 주변 인물들의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연극 '무대 게임'은 임혜경 숙명여대 불문과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극단 프랑코포니의 작품이다. 프랑스 희극 작가 빅토르 아임의 원작으로, 한국외대 교수인 카티 라팽이 연출했다. 두 주인공은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다. 정치적 견해가 확고한 제르트뤼드는 과대망상적이고 잘난 체하길 좋아하며, 본능에 충실한 오르탕스는 말을 가리지 않으며 자신의 육체적 매력을 과신(過信)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조명기사 바티스트에게 방백 형식으로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제르트뤼드는 "난 얘가 젊게 보이는 걸 아주 좋아한다는 거 알고 있거든. 이렇게 바보 같은 대화에 끌려 버리다니!"라며 탄식하고, 오르탕스는 "얜 지금 전력을 다해 생각하고 있네! 뇌척수액에서 커다란 거품들이 생기고 있지 뭐야"라고 빈정댄다.
결말이 가까워질수록 공격의 수위는 높아진다. "노동으로 사는 수많은 대중의 행복을 위해 연기하던 네가 섹스니 베개니 하는 시답잖은 얘기를 꺼내며 네 뇌를 갉아먹는 거니?"(제르트뤼드) "대의(大義)를 위해 가두 행진을 하던 네가 어떻게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모욕을 주고 권위적으로 행동할 수 있니?"(오르탕스)
오만방자한 인텔리의 현학적 언어를 임선희가 잘 표현했다면, 김시영은 눙치고 짜증 내는 다양한 표정 연기에 탁월했다. 단행본 100쪽 분량에 이르는 대사도 연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30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 공연시간 110분, (02)743-6487
하지만 두 사람은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조명기사 바티스트에게 방백 형식으로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제르트뤼드는 "난 얘가 젊게 보이는 걸 아주 좋아한다는 거 알고 있거든. 이렇게 바보 같은 대화에 끌려 버리다니!"라며 탄식하고, 오르탕스는 "얜 지금 전력을 다해 생각하고 있네! 뇌척수액에서 커다란 거품들이 생기고 있지 뭐야"라고 빈정댄다.
결말이 가까워질수록 공격의 수위는 높아진다. "노동으로 사는 수많은 대중의 행복을 위해 연기하던 네가 섹스니 베개니 하는 시답잖은 얘기를 꺼내며 네 뇌를 갉아먹는 거니?"(제르트뤼드) "대의(大義)를 위해 가두 행진을 하던 네가 어떻게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모욕을 주고 권위적으로 행동할 수 있니?"(오르탕스)
오만방자한 인텔리의 현학적 언어를 임선희가 잘 표현했다면, 김시영은 눙치고 짜증 내는 다양한 표정 연기에 탁월했다. 단행본 100쪽 분량에 이르는 대사도 연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30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 공연시간 110분, (02)743-6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