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객의 리액션, 정말 브라보입니다"

  • 김기철 기자

입력 : 2014.03.19 23:55

쓰쓰미 日 도쿄 산토리홀 관장… 20~21일 금호아트홀 내한 공연

첼리스트 쓰쓰미 관장은“노부스 콰르텟 같은 앙상블까지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걸 보면 한국 음악계가 성숙 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고 했다.
첼리스트 쓰쓰미 관장은“노부스 콰르텟 같은 앙상블까지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걸 보면 한국 음악계가 성숙 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고 했다. /허영한 기자
"한국과 일본 청중이 어떻게 다르냐고요? 일본은 점잖고 조용한 데 반해 한국은 '브라보'같은 환호가 터지고 매우 열정적이지요. 연주자들에겐 최고의 리액션입니다."

18일 밤 만난 쓰쓰미 쓰요시(堤剛·72) 일본 도쿄 산토리홀 관장은 단박에 차이를 짚었다. 쓰쓰미 관장은 1963년 부다페스트 카잘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첼리스트 출신.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때 캐나다 현악사중주단 멤버로 함께 연주한 것을 시작으로 10여 차례 내한 공연을 가졌다. 이번엔 20~21일 금호아트홀에서 피아니스트 최희연 서울대 교수와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을 연주한다.

주류회사 산토리가 1986년 세운 산토리홀은 도쿄의 첫 콘서트 전용 홀. 2000석 규모 대극장은 지휘자 카라얀이 '보석 같은 음향'이라고 칭찬할 만큼 뛰어난 어쿠스틱을 자랑한다. 매년 550회 공연에 60만여명이 찾는 일본 클래식 음악의 전당이다. NHK 교향악단, 도쿄 필하모니, 도쿄 심포니, 요미우리니폰 심포니 등 주요 교향악단들이 이곳서 정기 연주회를 갖는다.

쓰쓰미 관장은 2007년부터 산토리홀 관장을 맡아 왔다. 그는 산토리홀의 자랑거리로 파이프오르간을 꼽았다. "당시엔 오르간을 갖춘 콘서트홀이 거의 없었는데, 카라얀이 '오르간은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답니다. 덕분에 생상스 교향곡 3번이나 드보르자크 '레퀴엠'처럼 오르간을 쓰는 작품을 연주할 수 있게 됐지요." 산토리홀은 매달 한 차례 무료 오르간 콘서트를 갖고 있다. "매번 1300명 정도 찾는데, 청중이 점점 늘고 있어요. 청중이 18세기 바흐부터 현대까지 폭넓게 음악을 접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쓰쓰미 관장은 바흐의 무반주 모음곡이 첼리스트의 구약성서라면, 베토벤 소나타는 신약성서에 비유할 수 있다고 했다. "소나타 전곡(5곡)과 변주곡까지 베토벤 첼로곡을 모두 연주할 기회는 많지 않은데, 최희연 교수와 함께하게 돼 기쁩니다. 인디애나대 교수로 있을 때 유학 왔던 최 교수 명성은 많이 들었어요. 실력 있는 피아니스트라고요."

쓰쓰미 관장은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산토리홀도 한·일 음악 교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가 복잡하게 꼬이더라도 문화 교류는 더 활발하게 해야 합니다. 이게 제가 해야 할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