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년… 춤에 홀린 사나이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4.03.06 00:18

국수호 '춤 인생 50년' 기념 공연

5일 오후 국수호 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이 자신의 춤 인생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춤의 귀환'에서 '리어왕'을 춤으로 옮긴 '고독'을 추고 있다.
5일 오후 국수호 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이 자신의 춤 인생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춤의 귀환'에서 '리어왕'을 춤으로 옮긴 '고독'을 추고 있다. /윤동진 객원기자
갓과 도포 차림의 무용수가 부채를 들고 유연하게 춤을 춘다. 어깨를 들썩이다 부채를 펴고,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버선코를 들어올리는 몸짓마다 흥취(興趣)가 묻어난다. 5일 오후, 국내 대표적 창작 무용가 국수호(66) 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의 춤 인생 50년을 기념하는 '춤의 귀환' 공연의 첫 순서 '장한가'다.

이어지는 춤 '고독'에서 국씨는 좀 더 선명한 동작과 여백을 통해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표현했다. 화려하고 큰 동작의 '남무'를 거쳐, 이날 공연의 백미인 이정윤과의 2인무 '용호상박'이 펼쳐졌다. "천하대세는 분구필합(分久必合)이오 합구필분(合久必分)이라…"로 시작되는 우렁찬 '적벽가' 자락에 맞춰 펼쳐진 춤은 착착 들어맞는 두 무용수의 호흡을 통해 천하를 다투는 영웅들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형상화했다.

이날 무대를 위해 공연계의 '거물'이 대거 등장했다. 연출은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 음악감독은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 미술감독은 무대 디자이너인 박동우 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특별 출연한 안숙선 명창은 피날레 무대 '사랑가'에서 국씨와 함께 무대에 나와 춤과 소리의 만남을 보여줬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이며 국립무용단 단장을 지낸 국씨는 "이 무대 이후 또다시 춤에 정진하며 무대에 서겠다"고 말했다. 6일과 7일 공연은 국씨의 '입춤' '남무' '용호상박'과 함께 제자들이 '춘설' '구정놀이' 등을 선보이는 '동행, 사제(師弟)의 밤'으로 펼쳐진다.

▷7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02) 2263-4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