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한 바흐, 소박한 바흐

  • 김기철 기자

입력 : 2014.03.03 23:37

兩大 수난곡, 예술의전당 공연

1829년 스무살 청년 멘델스존이 바흐〈사진〉의 '마태수난곡'을 지휘했다. 바흐가 칸토르(합창단 감독)로 일한 독일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교회에서 초연한 지 꼭 100년 만이었다. 바흐 사후 잊혔던 이 작품은 멘델스존의 재발견을 통해 바흐의 대표적 걸작으로 남게 됐다.

바흐의 양대 수난곡 '마태수난곡'과 '요한수난곡'이 이달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국립합창단과 바흐솔리스텐서울 바로크오케스트라를 통해서다. 수난곡은 예수가 붙잡히는 순간부터 십자가에 못 박힐 때까지의 사건을 다룬 종교 음악. 부활절 직전 고난주간에 주로 연주된 바흐의 수난곡은 서양 합창음악의 최고봉으로 손꼽힌다. 독창과 합창, 관현악이 어우러진다.

바흐.
국립합창단(지휘 이상훈)의 '마태수난곡'은 국립합창단 60명, CBS어린이합창단 40명, 바흐 당시의 악기로 연주하는 바흐 솔리스텐서울 바로크 오케스트라 40명 등 대규모 편성. 연주 시간만 3시간이 넘는 대작이다. 고(古)음악 거장인 르네 야콥스와 함께 '마태수난곡' 음반을 낸 임선혜(소프라노)를 비롯, 김선정(알토), 김세일(테너), 나유창(베이스)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바흐솔리스텐서울(음악감독 박승희)은 국립합창단과 '마태수난곡'을 올리기에 앞서, '요한수난곡'을 따로 올린다. '마태수난곡'보다 5년 앞서 작곡된 '요한수난곡'은 바흐가 성 토마스 교회 칸토르로 부임한 이듬해 썼다. 2005년 창단된 바흐솔리스텐 서울은 바로크 음악 전문 연주단체. 20명 남짓의 합창단과 비슷한 수의 오케스트라 단원들로, 바흐 당시에 가까운 소규모 편성의 '요한수난곡'을 들려준다. '성대한 바흐'와 '소박한 바흐'의 맞대결인 셈이다.


▷바흐솔리스텐서울의 바흐 '요한수난곡', 4일 예술의전당, (02)2233-8512

▷국립합창단의 바흐 '마태수난곡', 20일 예술의전당, (02)587-8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