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엉덩이로 연주하는 피아노의 巨匠

  • 한현우 기자

입력 : 2014.02.24 00:21

파올로 프레수와 국내 첫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오마르 소사 인터뷰

피아노 위에 앉거나 발로 건반을 치는 무대로 이름난 쿠바 피아니스트 오마르 소사(49)와 이탈리아의 독창적인 트럼펫·플뤼겔호른 연주자 파올로 프레수(53)가 3월 15일 오후 7시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08년과 2010년 각각 내한공연을 했지만 둘이 함께 국내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06년 처음 만난 뒤 줄곧 함께 작업해 온 이들은 2012년 내놓은 앨범 '알마(Alma)'에서 피아노와 플뤼겔호른의 깊고 서정적인 음을 끌어내 앙상블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11일 오마르 소사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쿠바 태생인 그는 에콰도르와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현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다.

피아니스트 오마르 소사(오른쪽)와 트럼펫·플뤼겔호른 연주자 파올로 프레수 사진
피아니스트 오마르 소사(오른쪽)와 트럼펫·플뤼겔호른 연주자 파올로 프레수는 다음 달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합동 무대로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LG아트센터 제공
―스페인에 꽤 오래 살고 있군요.

"네. 13년쯤 살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제 아내의 나라이기도 하죠. 아들 로니오스(11)와 딸 이자데(9)도 이곳을 좋아해요. 정작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연하는 저는 집에서 별로 시간을 보내지 못해요."

―한국 공연은 두 번째죠.

"2008년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 갔었죠. 그때 제 앞에 2만명의 관객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 음악을 진심으로 즐겨주던 한국 관객들이 생각납니다. 한국 음식도 정말 끝내줬어요. 제가 매운 음식을 좋아하거든요."

―무대 퍼포먼스를 역동적으로 하는 이유가 있나요.

"답은 간단해요. 피아노 앞에 앉으면 저스스로를 통제할 수가 없거든요. 우리 연주의 90%가량이 즉흥연주입니다. 내 안에서 나오는 메시지를 피아노로 번역하는 것이 제 연주라서, 그 순간에 느끼는 것이 그렇게 표현되는 거죠."

―파올로 프레수에 대해 말해주세요.

"우린 둘 다 섬 출신이에요. 저는 쿠바에서 태어났고 파올로는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이 고향입니다. 우리는 한 해 100회 넘는 공연을 합니다. 특히 파올로는 거의 매일 연주하다시피 하는데, 매번 100%의 연주를 들려줍니다."

―당신은 1997년 데뷔한 뒤 매년 음반을 냈고, 한 해 앨범 3장을 낸 적도 있죠.

"내 안의 것들을 비워야 또 새로운 게 쌓입니다. 음반사나 매니저, 돈 때문이 아닙니다. 심지어 저는 차도 없어요. 그러나 음반 26장을 냈죠. 많은 뮤지션이 음악으로 성공하길 원하지만 저는 내 안의 것들을 음악으로 내보낼 뿐입니다. 그걸 못하면 저는 아마 정신병원에 가거나 죽어버릴 거예요."

―여덟 살 때부터 타악기를 배웠죠. 그래서 당신은 피아노를 타악기처럼 다룬다고들 합니다.

"나는 피아노 연주를 사랑하는 타악기 주자(a percussion player who loves to play piano)입니다. 피아노를 칠 때 드럼이나 콩가 같은 악기를 두드리는 느낌으로 연주합니다. 쿠바 음악이 그렇듯이 피아노에서도 리듬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죠." 문의 (02)200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