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2.12 23:48
[입양아 출신 하프 연주자 메이어르, 내일 서울시향과 협연]
첫 고국 음악회 때 親父 초대… 귀향 스토리, 다큐로도 제작
"네덜란드 팬, 아리랑 잘 알죠"
"'아리랑' 한번 들려 드릴까요? 손이 아직 덜 풀렸지만…."
검은 머리의 네덜란드 하프 연주자 라비니아 메이어르(31)가 40㎏이 넘는 하프 앞에 앉아 47개의 현(絃)을 골랐다. 이어 친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12일 오전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그가 하프로 연주한 '아리랑'은 그리움과 추억을 진하게 담은 듯한, 애잔한 느낌이었다.
메이어르는 두 살 때 네덜란드에 간 입양아 출신이다. 아홉 살 때 본격적으로 하프를 배운 그는 위트레흐트 음악원에서 공부하고 네덜란드 하프 콩쿠르, 브뤼셀 국제 하프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피아노나 바이올린보다 뭔가 독특하고, 신비한 분위기의 악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게 하프였어요."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 빈 무지크페라인, 뉴욕 카네기홀 등 세계 유명 무대에 차례로 섰고, 2009년 네덜란드 음악상을 받았다. 미국 현대작곡가 필립 글라스의 작품을 편곡한 음반은 네덜란드에서 플래티넘 음반이 됐다.
검은 머리의 네덜란드 하프 연주자 라비니아 메이어르(31)가 40㎏이 넘는 하프 앞에 앉아 47개의 현(絃)을 골랐다. 이어 친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12일 오전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그가 하프로 연주한 '아리랑'은 그리움과 추억을 진하게 담은 듯한, 애잔한 느낌이었다.
메이어르는 두 살 때 네덜란드에 간 입양아 출신이다. 아홉 살 때 본격적으로 하프를 배운 그는 위트레흐트 음악원에서 공부하고 네덜란드 하프 콩쿠르, 브뤼셀 국제 하프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피아노나 바이올린보다 뭔가 독특하고, 신비한 분위기의 악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게 하프였어요."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 빈 무지크페라인, 뉴욕 카네기홀 등 세계 유명 무대에 차례로 섰고, 2009년 네덜란드 음악상을 받았다. 미국 현대작곡가 필립 글라스의 작품을 편곡한 음반은 네덜란드에서 플래티넘 음반이 됐다.

메이어르는 2009년 1월 예술의전당 신년음악회에 협연자로 초청받았다. 입양 후 처음 고국 땅을 밟을 기회가 온 것이다. 아버지는 1년 반 전부터 입양 기관을 통해 연락해왔지만 두려웠다.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 걱정됐어요. 하지만 한국 땅을 밟자 집에 온 것처럼 편안했습니다."
그는 음악회에 아버지를 초대했다. "아버지에게 더 이상 내 걱정 하지 말라고, 괜찮다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 만남 이후, 제 삶을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연주자로 이만큼 왔으니, 어느 정도 꿈이 이루어진 거고요." 메이어르의 첫 귀향은 다큐멘터리 영화 '라비니어의 귀향'으로도 만들어졌다.
메이어르의 관심은 클래식을 뛰어넘는다. 팝을 즐겨 듣고, 암스테르담 록 음악 명소인 파라디소 같은 무대에도 자주 선다. "하프의 매력을 젊은 청중에게 알리고 싶어서요. 이런 무대에선 클래식 공연장에서 볼 수 없는 열광적 반응이 즉각 나옵니다." 지난달 세계적 음반사 소니에서 이탈리아 작곡가 아이나우디의 피아노곡을 하프로 편곡한 '파사지오'를 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음반을 들어보니, 영화나 드라마 음악처럼 친숙하면서도 몽환적 느낌의 연주로 채워져 있다.
이번 방한은 2012년 서울시향과의 협연을 포함, 다섯 번째다. 서울시향 박지은 플루트 수석과 함께 모차르트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앙코르로 자신이 편곡한 아리랑을 들려줄 계획이다. "네덜란드 청중은 '아리랑'을 잘 알아요. 무대에 설 때마다 앙코르로 연주했거든요. 한국의 전통적 사랑의 느낌과 함께 그리움, 희망을 담은 곡이라고 직접 설명까지 합니다. 이 곡을 연주할 때면 뿌리 또는 제 일부를 찾은 듯한 느낌이에요."
▷서울시향 '로맨틱 라흐마니노프', 1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야나체크 '신포니에타'·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등, 1588-1210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 걱정됐어요. 하지만 한국 땅을 밟자 집에 온 것처럼 편안했습니다."
그는 음악회에 아버지를 초대했다. "아버지에게 더 이상 내 걱정 하지 말라고, 괜찮다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 만남 이후, 제 삶을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연주자로 이만큼 왔으니, 어느 정도 꿈이 이루어진 거고요." 메이어르의 첫 귀향은 다큐멘터리 영화 '라비니어의 귀향'으로도 만들어졌다.
메이어르의 관심은 클래식을 뛰어넘는다. 팝을 즐겨 듣고, 암스테르담 록 음악 명소인 파라디소 같은 무대에도 자주 선다. "하프의 매력을 젊은 청중에게 알리고 싶어서요. 이런 무대에선 클래식 공연장에서 볼 수 없는 열광적 반응이 즉각 나옵니다." 지난달 세계적 음반사 소니에서 이탈리아 작곡가 아이나우디의 피아노곡을 하프로 편곡한 '파사지오'를 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음반을 들어보니, 영화나 드라마 음악처럼 친숙하면서도 몽환적 느낌의 연주로 채워져 있다.
이번 방한은 2012년 서울시향과의 협연을 포함, 다섯 번째다. 서울시향 박지은 플루트 수석과 함께 모차르트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앙코르로 자신이 편곡한 아리랑을 들려줄 계획이다. "네덜란드 청중은 '아리랑'을 잘 알아요. 무대에 설 때마다 앙코르로 연주했거든요. 한국의 전통적 사랑의 느낌과 함께 그리움, 희망을 담은 곡이라고 직접 설명까지 합니다. 이 곡을 연주할 때면 뿌리 또는 제 일부를 찾은 듯한 느낌이에요."
▷서울시향 '로맨틱 라흐마니노프', 1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야나체크 '신포니에타'·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등, 1588-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