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2.12 23:51
창극 '숙영낭자전'
손이 귀한 양반가의 외아들로 태어난 선군(仙君)은 꿈에서 선녀인 숙영낭자(淑英娘子)를 보고 홀딱 반한다. 그는 부모가 정해 준 배필을 거부하고 신선이 산다는 옥연동까지 밤길을 달려가 숙영을 만난 뒤 부부의 연을 맺는다. 선군의 아버지는 숙영을 인정할 수 없어 폐백조차 받지 않고, 숙영에게 빠진 선군은 과거에 응시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다 질투심에 사로잡힌 몸종 매월이 '숙영이 불륜을 저질렀다'고 모함하는 일이 벌어진다.

사랑 앞에서는 부모의 반대도 출세도 보이지 않는다. 21세기 한국 TV 드라마를 보는 듯한 줄거리의 이 소설은 조선 후기 부녀자들이 몰래 읽었다는 '숙영낭자전'이다. 이 작품이 창극으로 처음 만들어져 무대 위에 오른다<사진>.
'숙영낭자전'은 국립창극단의 '판소리 일곱 바탕 복원 시리즈'의 하나로, '배비장전'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원래 판소리 열두 마당에 포함돼 있었으나 지금은 불리지 않는 '배비장 타령' '변강쇠 타령' '옹고집 타령' '강릉매화전' '가짜신선타령(숙영낭자전)' '무숙이 타령(왈자타령)' '장끼타령'을 창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 작업이다.
소리를 짜는 작창(作唱)을 담당한 신영희 명창은 "장면별 상황에 맞는 느낌을 담았고, 소리의 강약과 완급 조절에 힘써 관객이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연시간 100분, 2월 19~ 2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2280-4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