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 출신 국립극단 예술감독… 연극계 반발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4.02.05 23:24

"예술감독은 현장 출신이어야"
신임 김윤철 감독 "더 엄격히 운영"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
"평론가가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된 건 문학평론가가 소설가협회 회장을 맡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일부 연극인)

"오히려 예술적 성취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사진)

3개월의 공석(空席) 상황을 끝내고 지난 4일 취임한 국립극단의 수장(首長)을 둘러싸고 연극계의 논란이 뜨겁다. 김윤철 신임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국제연극평론가협회장을 세 차례 연임한 연극평론가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과 국립예술자료원장 등을 지냈다. 그를 임명한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힌 대로 '전문 지식과 행정 경험을 모두 갖춘 인물'이다.

그런데 바로 그 점이 비판 대상이 됐다. '정부가 왜 현장 연극인이 아닌 평론가를 뽑았느냐'는 것이다. 한국연극협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한국연극배우협회, 서울연극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개인적 호불호와 상관없이 이번 인사에 대해 불안과 우려의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이들은 "국립극단 예술감독 제도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예술감독은 계속 현장의 예술가였다"며 "평론가를 예술감독으로 선임하려면 그러한 상식을 변경할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전임자로 국립극단 재단법인 독립 이후 첫 예술감독이었던 손진책(2010~2013) 전 감독은 연극 연출가 출신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5일 본지 통화에서 "30년 가까이 비평을 해 오면서 국내 연극에 대해 관찰해 왔고, 좋은 연극에 대한 가치 판단은 예술가와 차이가 없다"며 "(예술가보다) 더 엄격한 조건으로 연극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공석이 길어지며 쌓인 현안에 대해선 "비어 있는 올 하반기 계획부터 세울 것이며, 명동예술극장의 통합 문제는 올해 안에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