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떴다하면, 티켓 동난다

  • 정지섭 기자

입력 : 2014.01.01 23:37

공연계 핫한 혼성그룹 '어반자카파' 2013 연말 공연, 1년새 관객 2배로

부드럽게 귀에 감기는 사랑 노래 하모니가 강점인 보컬그룹이 진가를 발휘하는 곳은 역시 겨울철 공연장. 요즘 이 분야 신흥 강호는 혼성 3인조 어반자카파. 도시적(URBAN)이면서도 눈에 확 띄고(ZAppy), 변화무쌍하며(KAleidoscopic), 열정적(PAssionate)이라는 영어 단어 앞쪽 글자를 조합해 이름 지은 이 팀.

'커피를 마시고' '그날에 우리' 등 히트곡으로 사랑받은 어번자카파가 지난 12월 3집을 낸 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끼고 진행한 경부선 투어(서울-대구-부산-대전)가 8회 공연에 2만 관객을 동원하며 막을 내렸다. 1년 전보다 정확히 갑절이 늘었다. TV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많은 이들에겐 아직 생소한 어번자카파가 서울에선 4000석짜리 초대형 코엑스 공연장에서 만원사례를 이루고, 지방에서도 1000여석 규모의 큼직한 공연장을 가득가득 메우는 건 웬만한 중견 가수도 쉽지 않은 성과였다. 최근 광화문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 도중 그들을 알아본 카페 직원은 슬그머니 '코끝에 겨울' 등 3집 수록곡을 잇달아 틀어줬고, 인터뷰 후에는 사인을 요청했다.

어반자카파는
어반자카파는 "달달한 사랑 노래만 부르는 팀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왼쪽부터 권순일, 조현아, 박용인. /플럭서스뮤직 제공
세 멤버 권순일·박용인·조현아는 "2013년은 우리 팀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는 걸 볼 수 있어 좋았던 한 해"라고 했다. "데이트 커플이 주 관객층일 거라고 짐작들 하는데, 다양해지고 있어요. 여자는 동성끼리 온 관객들이 정말 많고, 나 홀로 남성 관객들도 몰라보게 늘어났어요. 드물지만 남자끼리 온 경우까지."(권순일) "분위기나 상황보다 음악 자체를 아껴주고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죠."(박용인)

어반자카파의 3집 제목은 그냥 '03'. 한 해 전 낸 앨범 제목은 '02'.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90년대 스타일의 부드러운 R&B와 감미로운 발라드 중심의 음악색도 조금씩 다양해지고 있다.

이를테면 우울한 마음을 치유받으려고 9번 트랙 '괜찮아'를 들었다가는, '아무도 없는 곳에/날 데려가 줘/아무런 상관없는 저 먼 곳으로'라며 반복되는 음울하고 처절한 단조 멜로디에 절대로 괜찮아지지 않고 심각한 우울증에 걸릴지 모른다. 이럴 땐 경쾌한 브라스밴드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콧소리를 실어 '오늘 아침 부은 그대 얼굴이 좋다'며 닭살 돋게 노래하는 '두(do)'를 권한다.

드라마 OST 참여, 힙합·아이돌 가수 등과의 협업 요청으로 해마다 스케줄이 빼곡해지는 이들이지만 역시 무대를 생각할 때 설렌다고 했다. 박용인은 "주특기는 대본 없이도 수다 떨며 분위기 이끄는 기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