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에 쏙, 이달의 1등급 음반

  • 한현우 기자

입력 : 2013.12.26 00:04

하임 / Days Are Gone

1960~70년대 록이 사상 최고의 대중음악이란 사실은 이들 세 자매의 데뷔앨범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 부모가 좋아하던 록 음악을 함께 들으며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에스티(27) 다니엘(24) 알라나(22) 자매는 자신들의 성(Haim)을 딴 이 한 장의 앨범으로 '2010년대의 플리트우드 맥'이란 찬사를 받았다. 1980년대 팝의 특장점을 골라 완벽하게 부활시킨 이 음반으로 자매들은 록 스타가 되었다.

희영 / Sleepless Night

어느 날 뚝 떨어진 듯 나타난 이 여성 싱어송라이터는 고교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이다. 기타와 첼로로만 이뤄진 음악은 거칠면서도 빽빽이 들어찬 전나무 숲처럼 그녀의 매력적인 음색을 받쳐준다. 장조(長調) 음악에서도 깊고 어둑한 소리를 낼 수 있음을 들려주는 음악들이 12곡 수록됐다. 1960년대 뉴욕에서 이 음반을 냈더라면 밥 딜런의 전화를 받았음 직한 보석의 발견이다.

(왼쪽부터)하임/Days Are Gone, 희영/Sleepless Night, 악틱 멍키즈/AM, 프렐류드/Beyond, 박이현/On The Street
악틱 멍키즈 / AM

유튜브의 전신이라고 할 마이스페이스가 낳은 영국 스타 밴드의 5번째 정규 앨범. 개러지 록과 포스트 펑크의 선두주자였던 이들의 새 음악에서는 핑크 플로이드와 레드 제플린의 유전자가 감식된다. 맷 헬더스의 드럼은 더욱 선동적으로 진군하고 알렉스 터너의 기타는 한층 헤비해졌다. 그루브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젊은 마초들의 로큰롤 찬가.

프렐류드 / Beyond

'한국 재즈를 이끌 샛별'에서 '이끌어 온 중견'으로 성장한 쿼텟의 7번째 앨범. 손가락을 혀처럼, 입술을 손톱처럼 쓰는 이들의 연주는 라이브처럼 현란하지 않으나 절제된 가운데 치밀한 교전(交戰)을 벌인다. 타이틀곡 'Breeze On My Face'를 방 안에서 듣는데도 바람이 뺨을 스치다가 머리카락을 할퀴고 옷깃도 휘날린다. 해바라기 곡 '행복을 주는 사람'이 매우 세련된 재즈로 편곡돼 수록됐다.

박이현 / I On The Street

'한국의 ECM'이라 할 레이블 '오디오가이'가 선택한 17세 피아니스트의 첫 음반. 스스로 쓰고 연주한 12곡이 실렸다. 얼핏 높은 건반을 주로 쓰는 뉴에이지의 전형으로 들리다가도 문득 류이치 사카모토가 느껴지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강원 삼척에 있는 대안학교 '삼무곡자연예술학교'에 다니는 이 소녀의 피아노가 앞으로 일취(日就)와 월장(月將)을 거듭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