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알랑가 몰라] 베이징 국가대극원 레이저빔의 정체는

  • 김신영 기자

입력 : 2013.11.08 15:05

레이저빔 삽화

지난달 18일 오후 7시 30분 중국 베이징(北京) 국가대극원,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5)의 콘서트장. 무대에 나온 정경화는 객석 이곳저곳을 거슬리는 듯한 표정으로 둘러보았다. 그의 눈을 언짢게 한 것은 관중석 곳곳에서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빨간 레이저빔이었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이 날카로운 불빛은 누군가 장난치는 양 여기저기 나타났다 사라지며 연주자와 관객의 눈을 괴롭혔다. 정경화는 고개를 갸우뚱하다 조금 늦게 연주를 시작했는데, 공연 내내 불빛이 신경 쓰이는 듯 때때로 인상을 썼다. 다음 날 아침 만난 그는 "도대체 그 불빛 뭐였어요?"라며 의아해했다. 중국 공연장 관중석을 휘젓고 다니는 레이저빔의 정체는 무엇일까.

확인 결과 이 레이저빔은 사진을 찍거나 큰소리로 말을 하는 등 공연에 방해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저지하기 위해 국가대극원 측이 마련한 '경고의 불빛'이었다. 국가대극원 관계자는 "아무리 미리 공지해도 공연 중에 스마트폰 등을 꺼내 사진을 찍거나 전화를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 불빛으로 그때그때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고의 레이저빔'은 금지된 행동을 하는 관람객의 손을 향해 먼저 발사된다. 그래도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경우 불빛은 눈을 향한다. 문제는 이 레이저빔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때로는 사진을 찍어대는 관객보다 공연을 더 방해한다는 것이다.

베이징올림픽(2008년)을 기념해 2007년 9월 톈안먼(天安門)광장 바로 앞에 세워진 국가대극원은 세계 최고의 극장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의 공연 전문 매체 '더스테이지'는 얼마 전 "중국의 공연장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관람객 매너는 이를 못 따라가서 공연 중 전화를 받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는 사람이 종종 있다.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많은 공연장이 실력 좋은 경고용 레이저빔 발사 전문가를 고용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