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1.07 23:55
세계적 운동화 제조업체 컨버스 "음반 속지에 이름 안 써도 된다"
지난달 15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재개발 지역. 맨해튼의 비싼 월세를 피해 예술가들이 모여들고 있는 이곳 윌리엄스버그는 여전히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낡은 공장이나 창고들이 늘어선 골목엔 인적이 드물었고, 옛 건물을 부수고 새 아파트를 짓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이곳 호프가(街)에 벽면이 온통 스프레이 벽화로 치장된 건물 하나가 있었다. 운동화 회사 컨버스가 지난 2011년 6월 뮤지션들을 위해 만들어 개방한 스튜디오 '컨버스 러버 트랙스(Converse Rubber Tracks)'다.

464㎡(약 140평) 규모의 이 스튜디오는 무대가 마련된 큰 휴게공간과 스튜디오, 리허설룸, 프로덕션룸 등으로 이뤄져 있다. 국적과 장르를 불문하고 뮤지션 누구라도 이곳에서 녹음을 하고 싶다면 시설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날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레드 라이트 라디오(Red Light Radio)'에서 스튜디오를 빌려 방송 녹음을 하고 있었다. 암스테르담 홍등가에 있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온 이들은 사흘째 이곳을 쓰고 있었다.
컨버스 측은 "제임스 딘도 컨버스를 신었지만 라몬스나 커트 코베인 같이 수많은 록 뮤지션이 우리 제품을 애용해 준 데 대한 보답으로 마련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워낙 대기자가 밀려 있어 지금 예약하면 두 달 후에나 날짜를 잡을 수 있다. 주로 미국의 인디 뮤지션들이 이 시설을 쓰고 있으나, 작년엔 U2의 보노와 네덜란드 DJ 티에스토가 이 스튜디오에서 에이즈 퇴치 기금 마련을 위한 앨범 'Dance (Red) Save Lives'을 녹음하기도 했다.
특이한 것은 컨버스가 뮤지션들에게 아무런 권리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컨버스 관계자는 "음반 속지에 스튜디오 이름을 써넣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우리는 이 스튜디오의 마케팅 효과도 측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에 알려지는 게 부담스럽다"며 스튜디오 설비에 든 예산이나 월 경비도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 기업들도 공연장을 지어 대관하는 경우는 있지만 아무 조건 없이 무료 개방하는 일은 외국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서울 합정동 복합문화공간 '무대륙' 김은신 대표는 이 시설을 둘러보고 "미국 대기업이 문화에 기여하는 방식을 실감했다"며 "홍대 앞에 밀고 들어와 예술가들을 쫓아내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와봐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컨버스 측은 "제임스 딘도 컨버스를 신었지만 라몬스나 커트 코베인 같이 수많은 록 뮤지션이 우리 제품을 애용해 준 데 대한 보답으로 마련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워낙 대기자가 밀려 있어 지금 예약하면 두 달 후에나 날짜를 잡을 수 있다. 주로 미국의 인디 뮤지션들이 이 시설을 쓰고 있으나, 작년엔 U2의 보노와 네덜란드 DJ 티에스토가 이 스튜디오에서 에이즈 퇴치 기금 마련을 위한 앨범 'Dance (Red) Save Lives'을 녹음하기도 했다.
특이한 것은 컨버스가 뮤지션들에게 아무런 권리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컨버스 관계자는 "음반 속지에 스튜디오 이름을 써넣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우리는 이 스튜디오의 마케팅 효과도 측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에 알려지는 게 부담스럽다"며 스튜디오 설비에 든 예산이나 월 경비도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 기업들도 공연장을 지어 대관하는 경우는 있지만 아무 조건 없이 무료 개방하는 일은 외국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서울 합정동 복합문화공간 '무대륙' 김은신 대표는 이 시설을 둘러보고 "미국 대기업이 문화에 기여하는 방식을 실감했다"며 "홍대 앞에 밀고 들어와 예술가들을 쫓아내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와봐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