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0.17 00:06
[홍대 클럽에서 세계 무대로… 퓨전 국악밴드 '잠비나이']
거문고·해금·기타로 빚어낸 합주, 해외 음악 관계자들 잇단 '러브콜'
"공연마다 온 관객 네댓 분 고마워요"
내일을 알 수 없어 불안하면서도 짜릿한 게 인생이다.
2010년 여름 홍대 클럽에서 자신들보다도 숫자가 적은 관객 둘 앞에서 공연해야 했던 밴드 '잠비나이'는 3년 뒤 자신들의 이름이 해외 유수 음악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줄줄이 해외 공연 일정이 잡힐 거라는 걸 짐작했을까.
이 팀이 지난 10일 콘텐츠진흥원 주최 서울국제뮤직페어 쇼케이스 무대에서 기타·거문고·해금의 합주로 20여분을 채우자 해외 음악계 관계자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트렌드를 좇는 게 아니라 주도하는 밴드"(유명 팝 프로듀서 스티브 릴리화이트) 같은 칭찬도 쏟아졌고, 해외 음악축제 관계자 20여명의 섭외 제안도 받았다.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서른한 살 동갑 김보미(해금)·심은용(거문고)·이일우(기타와 피리)는 "공연 끝나고 집에 갔는데, 지금도 잘 안 믿긴다"며 웃었다.
2010년 여름 홍대 클럽에서 자신들보다도 숫자가 적은 관객 둘 앞에서 공연해야 했던 밴드 '잠비나이'는 3년 뒤 자신들의 이름이 해외 유수 음악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줄줄이 해외 공연 일정이 잡힐 거라는 걸 짐작했을까.
이 팀이 지난 10일 콘텐츠진흥원 주최 서울국제뮤직페어 쇼케이스 무대에서 기타·거문고·해금의 합주로 20여분을 채우자 해외 음악계 관계자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트렌드를 좇는 게 아니라 주도하는 밴드"(유명 팝 프로듀서 스티브 릴리화이트) 같은 칭찬도 쏟아졌고, 해외 음악축제 관계자 20여명의 섭외 제안도 받았다.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서른한 살 동갑 김보미(해금)·심은용(거문고)·이일우(기타와 피리)는 "공연 끝나고 집에 갔는데, 지금도 잘 안 믿긴다"며 웃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01학번 동기생으로 각자 솔로 활동하던 셋은 2010년 1월 상상마당 레이블 마켓 무대에서 임시로 팀을 꾸린 것을 계기로 뭉쳤다. 공연장으로 가던 김보미가 즉흥적으로 팀 이름을 생각하다가 문득 네 글자가 떠올랐단다. '잠' '비' '나' '이'. 잊힌 순우리말, 혹은 뭔가 심오한 뜻이 담겨 있을 것이라 종종 오해(?)받는 팀 이름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세 사람을 묶어준 것은 음악관.
"많은 팀이 국악을 대중화한다고 퓨전 음악을 하는데, 말랑말랑한 이지리스닝 일변도로 가는 건 아니다 싶었어요."(이일우)
"음악은 하는 사람 귀에 좋아야지, 듣는 사람 귀에 맞추는 게 아니잖아요."(심은용)
팀 이름이 만들어진 곡절처럼 잠비나이의 음악은 심오할 것 같으면서도 단순하고, 불편하면서도 자꾸 귀 기울여지는, 단편 컬트영화 같다.
가령 이런 식이다. 작년 첫 정규앨범 수록곡 '그레이스 켈리'에서 이일우의 기타는 거친 록 리프와 단순한 트레몰로 주법을 오가고, 심은용의 거문고 속주는 술대로 괘까지 드르륵드르륵 긁을 정도로 광적이며, 김보미의 해금과 보컬은 시종일관 불안하고 신경질적이다. "비명횡사한 켈리를 떠올리며 만든 노래냐"고 묻자 돌아오는 답은 "그냥, 노래랑 가장 안 어울리는 제목일 것 같아서."
폭주족 질주처럼 기타와 거문고의 거친 속주가 이어지는 '나부락'은 "홍콩영화 '예스마담'의 등장인물에서 따온, 참 말 안 듣던 이일우의 반려 고양이 이름"이란다.
이들에겐 악보가 아예 없다. 이일우가 기타로 곡의 뼈대를 잡고 몇 번의 합주로 틀이 완성된다. 셋 사이엔 번듯한 음악 용어 없이 '이렇게?' 수준의 단어들만 오간다. 그래서 자신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해석, 이를테면 '포스트 록' 같은 표현에 셋은 부담스러우면서도 뿌듯하다고 했다.
이 팀의 계획표는 촘촘하다. 당장 다음 주 영국 카디프에서 열리는 월드뮤직페스티벌 '워멕스'에 참가하고 이달 말에는 노르웨이 오슬로 월드뮤직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내년엔 유럽 투어 공연도 벌인다. 셋이 누구보다도 감사를 전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고 했다. "공연 때마다 늘 앞자리에 앉으시는 관객 네댓 분. 아마 기사 읽으시면 '아, 나구나' 하실 거예요. 여러분 덕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많은 팀이 국악을 대중화한다고 퓨전 음악을 하는데, 말랑말랑한 이지리스닝 일변도로 가는 건 아니다 싶었어요."(이일우)
"음악은 하는 사람 귀에 좋아야지, 듣는 사람 귀에 맞추는 게 아니잖아요."(심은용)
팀 이름이 만들어진 곡절처럼 잠비나이의 음악은 심오할 것 같으면서도 단순하고, 불편하면서도 자꾸 귀 기울여지는, 단편 컬트영화 같다.
가령 이런 식이다. 작년 첫 정규앨범 수록곡 '그레이스 켈리'에서 이일우의 기타는 거친 록 리프와 단순한 트레몰로 주법을 오가고, 심은용의 거문고 속주는 술대로 괘까지 드르륵드르륵 긁을 정도로 광적이며, 김보미의 해금과 보컬은 시종일관 불안하고 신경질적이다. "비명횡사한 켈리를 떠올리며 만든 노래냐"고 묻자 돌아오는 답은 "그냥, 노래랑 가장 안 어울리는 제목일 것 같아서."
폭주족 질주처럼 기타와 거문고의 거친 속주가 이어지는 '나부락'은 "홍콩영화 '예스마담'의 등장인물에서 따온, 참 말 안 듣던 이일우의 반려 고양이 이름"이란다.
이들에겐 악보가 아예 없다. 이일우가 기타로 곡의 뼈대를 잡고 몇 번의 합주로 틀이 완성된다. 셋 사이엔 번듯한 음악 용어 없이 '이렇게?' 수준의 단어들만 오간다. 그래서 자신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해석, 이를테면 '포스트 록' 같은 표현에 셋은 부담스러우면서도 뿌듯하다고 했다.
이 팀의 계획표는 촘촘하다. 당장 다음 주 영국 카디프에서 열리는 월드뮤직페스티벌 '워멕스'에 참가하고 이달 말에는 노르웨이 오슬로 월드뮤직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내년엔 유럽 투어 공연도 벌인다. 셋이 누구보다도 감사를 전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고 했다. "공연 때마다 늘 앞자리에 앉으시는 관객 네댓 분. 아마 기사 읽으시면 '아, 나구나' 하실 거예요. 여러분 덕에 여기까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