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0.09 23:42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재공연
"이 지랄은 더는 못하겠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주인공 에스트라공이 내뱉는 말에, 블라디미르가 받아친다. "다~들 하는 소리지." 둘은 체념하듯 기다림을 계속한다. 오매불망 기다리는 '그'가 올지 안 올지도 모르면서 보낸 세월이 어언 44년.
올해도 '고도'가 다시 오른다. 1969년 12월 첫 공연, 1985년 산울림소극장 개관작으로 터를 잡은 후, 누적 횟수로는 1316회, 추정 관객은 20만명에 이른다. 올해 '고도'도 홍익대 앞 산울림소극장 12평 무대에 마련됐다. 앙상한 고목도 그대로, 임영웅(77)씨의 연출도 그대로다. '산울림의 고도'는 곧 '임영웅의 고도'다. 한 작품과 연출가가 44년이라는 세월을 이어오는 다른 사례는 찾기가 어렵다.
국내외 다른 극단에서도 쉬지 않고 '고도'를 공연하지만, 임씨의 '고도'는 원작자 사뮈엘 베케트가 행간에 심어놓은 희극미를 탁월하게 살렸다는 평이다. 맥락 없이 반복되는 대사에 설풋 졸던 관객도 찰나의 유머에 번쩍 정신차린다. 블라디미르에게서 언뜻 보이는 찰리 채플린의 장난기는 관객의 눈높이를 외면하지 않는 대중적이고 친근한 장치다.
올해도 '고도'가 다시 오른다. 1969년 12월 첫 공연, 1985년 산울림소극장 개관작으로 터를 잡은 후, 누적 횟수로는 1316회, 추정 관객은 20만명에 이른다. 올해 '고도'도 홍익대 앞 산울림소극장 12평 무대에 마련됐다. 앙상한 고목도 그대로, 임영웅(77)씨의 연출도 그대로다. '산울림의 고도'는 곧 '임영웅의 고도'다. 한 작품과 연출가가 44년이라는 세월을 이어오는 다른 사례는 찾기가 어렵다.
국내외 다른 극단에서도 쉬지 않고 '고도'를 공연하지만, 임씨의 '고도'는 원작자 사뮈엘 베케트가 행간에 심어놓은 희극미를 탁월하게 살렸다는 평이다. 맥락 없이 반복되는 대사에 설풋 졸던 관객도 찰나의 유머에 번쩍 정신차린다. 블라디미르에게서 언뜻 보이는 찰리 채플린의 장난기는 관객의 눈높이를 외면하지 않는 대중적이고 친근한 장치다.
올해 배우는 이호성(블라디미르), 박상종(에스트라공), 정나진(포조), 박윤석(럭키), 김형복(소년)이다. 44년간 블라디미르에 김성옥 전무송 정동환 한명구 등 8명, 에스트라공에 함현진 주호성 등 6명, 포조에 김무생 등 7명, 럭키에 김인태 등 6명, 소년에 이재인 등 15명이 거쳐갔다. 이 중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을 해본 송영창, 블라디미르와 포조를 한 이호성 등 겹친 배우를 빼면 38명이다.
얼마 전 잠시 병석에 누웠던 임씨는 9일 "이번에 '고도'를 다시 만들다 보니 힘이 절로 났다"고 했다. 임씨는 "배우가 같건 다르건 보는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수만 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게 '고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때 극장 운영이 어려워 "폭파시켜 버리겠다"는 '엄포'를 놨던 그는 "죽을 때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고도'의 아버지는 사뮈엘 베케트가 아니고 임영웅이며, 고향은 아일랜드 더블린이 아니라 서울 산울림소극장이다. 11월 24일까지, (02)334-5915
얼마 전 잠시 병석에 누웠던 임씨는 9일 "이번에 '고도'를 다시 만들다 보니 힘이 절로 났다"고 했다. 임씨는 "배우가 같건 다르건 보는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수만 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게 '고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때 극장 운영이 어려워 "폭파시켜 버리겠다"는 '엄포'를 놨던 그는 "죽을 때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고도'의 아버지는 사뮈엘 베케트가 아니고 임영웅이며, 고향은 아일랜드 더블린이 아니라 서울 산울림소극장이다. 11월 24일까지, (02)334-5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