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의 도시 蔚山, 3일간 세계 춤·음악에 취한다

  • 울산=박주영 기자

입력 : 2013.10.02 00:58

[내일 개막하는 처용문화제]

판소리 서사극 '처용왕자'에 오페라·양악 혼합 시켜 공연, 전통 연희 등 체험장도 운영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엔 국내외 뮤지션 26개팀 참가

1200년 전 신라로 망명한 페르시아 왕자, '처용(쿠시 왕자)'. 그는 신라 공주와 결혼, 자식을 낳고 50년쯤 살다가 다시 뱃길로 바그다드로 돌아갔다. 그 50년의 이야기가 판소리 서사극 '처용왕자'로 거듭났다. 신라 설화인 처용이 아라비아의 서사시 '쿠시나메'와 접목해 글로벌 시각에서 재해석된 것이다.


 

지난해 처용문화제·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 참가자들이 처용 의상을 입고 탈을 쓴 채로 처용무를 선보이는 모습 사진
지난해 처용문화제·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 참가자들이 처용 의상을 입고 탈을 쓴 채로 처용무를 선보이는 모습. /처용문화제 추진위원회 제공

울산을 대표하는 축제인 '2013 처용문화제(www.cheoyong.or.kr )'가 세계화와 융합을 키워드로 가을 나들이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슬로건은 '처용, 세계의 춤과 음악을 만나다'로 정해졌다. 축제는 3일부터 6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과 달동문화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다문화의 아이콘인 처용을 오늘에 되살리겠다"며 "이를 통해 울산을 융합형 문화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축제는 처용마당, 월드뮤직(UWMF), 뮤직마켓 에이팜(APaMM), 전시 체험 행사, 처용학술제 등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다양한 처용 콘텐츠

처용문화제 주요 행사 일정표
1200년 전 설화인 처용은 이 축제를 통해 현대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처용무, 처용왕자, 처용무를 응용해 만든 처용체조, 처용탈·처용연, 처용투어, 처용길놀이…. '처용 콘텐츠'는 다양하다. 지난달 6~7일엔 '창작 오페라 처용'을 공연했고, 지난달 26일엔 '처용문화제의 세계화를 위한 현안과 과제' 등을 주제로 한 이 축제 세계화를 위한 심포지엄도 열었다.

세계음식마당, 세계 민속품·악기 전시, 고래고기·언양불고기 등을 활용한 처용 푸드코트 등은 처용의 지역성과 세계성을 살린 프로그램이다. 천연염색, 가면 만들기, 손수건 야생화 그리기, 휴대폰 액세서리 만들기, 클레이·비즈아트, 전통 연희, 천연 비누 만들기 등 30여 가지의 체험 부스도 운영된다. 북구의 마당극 '쇠부리는 사람들', 울주군의 '와 아이라 고풀이 굿', 동구의 소리 9경(景)을 소재로 한 '동구의 소리 콘서트' 등 지역의 프로그램들도 선보인다.

◇세계화·융합이 키워드

'글로벌 처용'은 올해 축제 전체를 꿰는 개념이다. 국악과 플라멩코 보컬, 처용무와 플라멩코 춤이 어우러진 개막 공연 '판소리, 플라멩코를 만나다'(3일 오후 4시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가 대표적이다. 해외 14개국 15개팀, 국내 11개팀 등 모두 15개국 26개팀이 참가하는 '월드뮤직페스티벌'도 세계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판소리 서사극 '처용왕자'에는 마당극과 오페라, 국악과 양악 등이 비벼져 있다. 세계 민속품·음식·악기 등을 전시하고 체험하게 하는 행사들 역시 '세계화'의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