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리듬의 맛, 한그릇에

  • 정지섭 기자

입력 : 2013.09.30 23:30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 '바호폰도' 등 25개팀 모여

고대 설화와 향가(鄕歌), 궁중 무용부터 현대의 오페라까지 여러 예술 장르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처용은 우리 역사를 통틀어 가장 신비롭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인기를 누려왔다.

처용의 이름을 딴 울산의 지역 축제 처용문화제의 메인 행사로 시작된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도 벌써 7회째를 맞아 수도권 바깥에서 열리는 특색 있는 음악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의 기기묘묘한 리듬과 멜로디로 자기 색깔을 다져온 세계적인 월드뮤직 뮤지션과 인디 밴드 등 25팀의 무대가 울산문화예술회관과 달동문화공원에서 전 공연 무료로 펼쳐진다.

한국과 스페인 전통 리듬으로 꾸며지는 개막 공연 ‘처용, 세계의 춤과 음악을 만나다’
한국과 스페인 전통 리듬으로 꾸며지는 개막 공연 ‘처용, 세계의 춤과 음악을 만나다’.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 제공

먼저 눈에 띄는 손님은 5년 만에 다시 울산을 찾는 '바호폰도'. 탱고를 바탕으로 트립합과 하우스 뮤직 등 다양한 퓨전 리듬을 구사하며 '일렉트로 탱고밴드'를 표방한 이 팀은 라틴 그래미 최우수 일렉트로닉 앨범을 받았고, 리더 구스타보 산타올라야는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두 차례 받았다. 새 앨범을 발표하고 시작한 아시아 투어의 첫걸음을 울산 무대에서 뗀다.

플라멩코와 팝 음악을 접목해온 '레나카이', 유럽 무대에서 앙골라의 정서가 담긴 포크송을 발표해온 '발데마르 바스토스', 중세와 현대를 넘나들며 지중해 음악을 해석해온 '사비나 야나투' 등 월드뮤직 거장들의 무대를 접할 때의 경이로움은 고대 신라인들이 자신들과 전혀 다른 용모의 처용을 처음 마주했을 때 못지않을 것이다. 스코틀랜드 켈틱 리듬을 선보일 '브레바흐',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정신을 노래하는 '모아나 & 더 트라이브', 쓸쓸하고 애잔한 헝가리 멜로디를 들려줄 '무지카스' 등도 음악으로 떠나는 지구촌 여행을 도와줄 것이다.

국내 출연진들의 진용도 탄탄하다. 고래야·권송희·비빙·아나야·잠비나이·코리아 뮤직 프로젝트 등 우리 가락이라는 큰 그릇에 월드뮤직과 대중음악을 함께 버무린 손맛 그득한 비빔밥 같은 음악으로 사랑받아온 국악 퓨전 뮤지션들이 총출동한다. '황보령=스맥소프트','술탄오브더디스코','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등 팬층이 탄탄한 인디 밴드들의 무대도 준비돼 있다.

국악단체 정가악회와 스페인 플라멩코 뮤지션들이 한 무대에서 두 나라의 열정적이면서도 애절한 정서를 역동적으로 융합시킨 '처용, 세계의 춤과 음악을 만나다'는 주최 측이 첫손에 꼽은 추천 공연. (052)260-7544 www.cheoyong.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