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9.24 03:03
[크리스티, 26일 中 본토에서 경매… 외국 경매회사로 단독 진행은 처음]
자국 작가 선호하는 중국 '벽' 깨려 워홀·피카소 등 서구 작품 적극 내놔
시장 반응 확인하기 위한 이번 경매… 성공 땐 서구 근현대작 몸값 오를 듯
런던에 본사를 둔 세계 굴지의 경매회사 크리스티가 26일 상하이 징안 샹그릴라 호텔에서 첫 중국 본토(本土) 경매를 연다. 서구 경매회사가 단독으로 중국 본토에서 경매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티는 1986년부터 홍콩 경매를 열어 왔지만 중국에서는 현지 경매사 포에버(永樂)와 합작하는 형식으로 살짝 발을 걸쳐놓은 정도였다. 배혜경 크리스티 한국사무소장은 "최근 중국 정부가 외국 경매회사의 단독 경매를 허락하면서 중국에 진출하게 됐다. 이는 급성장하는 중국 미술시장에 대한 크리스티의 기대감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10년 이래 줄곧 세계 미술품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품작은 모두 42점, 총액은 1억위안(약 175억원·1600만달러) 정도로 규모가 크지는 않다. 품목은 그림, 보석, 시계, 와인, 장식품으로 다양하다. 보석류를 제외하곤 모두 1949년 이후 작품이다. 배혜경 소장은 "1949년 이전 작품은 중국 정부가 '문화유물'로 분류해 경매 출품을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출품작은 모두 42점, 총액은 1억위안(약 175억원·1600만달러) 정도로 규모가 크지는 않다. 품목은 그림, 보석, 시계, 와인, 장식품으로 다양하다. 보석류를 제외하곤 모두 1949년 이후 작품이다. 배혜경 소장은 "1949년 이전 작품은 중국 정부가 '문화유물'로 분류해 경매 출품을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쩡판즈, 수이지엔궈 등 중국 현대작가들뿐 아니라 피카소, 앤디 워홀, 알렉산더 칼더 등 유명 서구 작가들의 작품이 나왔다는 사실. 칼더의 모빌 '블랙:2-2-6'(1965)가 추정가 최저치 620만위안(약 10억8000만원)에 나왔다. 피카소의 유화 '앉아있는 남자'(1969)는 추정가 최저치 450만위안(약 7억9000만원)에 출품됐다. 앤디 워홀의 작품 '다이아몬드 더스트 슈즈'(1981)가 추정가 최저치 380만위안(약 6억6796만원)에 출품됐다. 이 밖에 이탈리아 '국민작가' 조르조 모란디의 '정물'(1963), 미국 개념미술가 에드 루샤의 '워터'(1970) 등 유럽 근대(modern) 거장부터 미국 전후(戰後)·컨템퍼러리 작가까지 고루 포진했다. 경매 도록이 서구 미술사조의 대표 작가들을 소개하는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최윤석 서울옥션 이사는 "중국 컬렉터들은 자국(自國) 작가 작품을 선호하는 반면 외국 작가에 대해선 반응이 좋지 않았다. 이번 시도는 '마켓 테스트(market test)'라는 느낌을 준다"고 했다. 최 이사는 "이번 시도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중국인들에 의해 서양 근현대 작품 가격이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인들이 인상파 그림의 경매가를 높였듯, 결과에 따라 중국인에 의한 '컨템퍼러리 작품 인상 러시'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배혜경 소장은 "이번 경매 결과를 보고 정례화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첫 경매 장소는 상하이… 왜 首都 베이징 아닌가
최윤석 서울옥션 이사는 "중국 컬렉터들은 자국(自國) 작가 작품을 선호하는 반면 외국 작가에 대해선 반응이 좋지 않았다. 이번 시도는 '마켓 테스트(market test)'라는 느낌을 준다"고 했다. 최 이사는 "이번 시도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중국인들에 의해 서양 근현대 작품 가격이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인들이 인상파 그림의 경매가를 높였듯, 결과에 따라 중국인에 의한 '컨템퍼러리 작품 인상 러시'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배혜경 소장은 "이번 경매 결과를 보고 정례화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첫 경매 장소는 상하이… 왜 首都 베이징 아닌가

크리스티가 첫 경매 장소를 전통적인 미술 거점 베이징이 아닌 국제도시 상하이로 정한 이유는 뭘까. 윤재갑 상하이 하우미술관 디렉터는 "이달 말 자유무역지대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어 관세가 없다는 점이 상하이의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베이징에서는 비싼 작품의 경우 30%를 세금으로 낸다"며 이런 이유로 상하이가 미술 거래처로 급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은 행정수도로 머물고, 상하이가 미국의 뉴욕처럼 '문화수도'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런 기세를 타고 상하이에는 미술관 건립 붐도 일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중국 파워 컬렉터 류이첸·왕웨이 부부가 설립한 룽(龍) 미술관이 문을 열었고, 올 11월엔 인도네시아 화교 출신 컬렉터 부디텍(중국명 위더야오·余德耀)이 미술관을 연다. 국내 화랑 학고재도 12월 초 상하이 분점을 열 계획이다. 김순응 아트컴퍼니 대표는 "홍콩은 면세지역이지만 중국 본토 사람들이 홍콩 경매에서 작품을 사거나 팔면 세금을 피할 수 없었다. 중국 컬렉터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크리스티가 벽을 넘어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
이런 기세를 타고 상하이에는 미술관 건립 붐도 일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중국 파워 컬렉터 류이첸·왕웨이 부부가 설립한 룽(龍) 미술관이 문을 열었고, 올 11월엔 인도네시아 화교 출신 컬렉터 부디텍(중국명 위더야오·余德耀)이 미술관을 연다. 국내 화랑 학고재도 12월 초 상하이 분점을 열 계획이다. 김순응 아트컴퍼니 대표는 "홍콩은 면세지역이지만 중국 본토 사람들이 홍콩 경매에서 작품을 사거나 팔면 세금을 피할 수 없었다. 중국 컬렉터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크리스티가 벽을 넘어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