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디자인비엔날레 북한 인공기 삽입 작품 철거 논란

  • 뉴시스

입력 : 2013.09.06 13:19 | 수정 : 2013.09.09 16:04

광주하계U대회 동시입장 기원 디자인전 출품작 중 11점 철거

video_0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광주비엔날레관에서 프레스 오픈한 가운데 2015하계U대회 동시입장 기원 단일기 디자인전에 출품된 작품 중 일부가 인공기가 그려졌다는 이유로 철거된다. 철거 작품에 스티커가 붙어있다.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이날부터 11월3일까지 59일동안 24개국 600여작품을 선보인다./뉴시스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기획한 2015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남북 동시입장 기원 국기 디자인전의 작품 일부가 "북한 인공기가 그려졌다"는 이유로 철거되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거시기, 머시기'를 주제로 이날 개막한 가운데 비엔날레전시관 4층에 전시된 2015하계U대회 남북 동시입장 기원 단일기 디자인전에 출품된 작품 89점 중 북한의 인공기가 그려진 작품 11점가 철거될 계획이다.

이번 디자인전은 88올림픽에서 호돌이를 디자인한 김현 디자이너를 비롯해 김성학, 박금선, 서지희, 정일선, 강병인 등 한국 작가 84명과 마탈리 크라셋, 세바스티앙 푸이고스 등 해외 작가들이 다수 참여했다.

태극기의 4괘를 직선으로 배치하고 태극 문양에 남북 화합의 의미를 담은 단일기(강병인)를 비롯해, 푸른색 바탕에 흰색으로 '한반도'를 새겨 넣은 작품(김준), 북한의 인공기와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절반씩 합쳐 놓은 작품(조규형) 등 다양한 작품이 선보였다. 대부분의 작품은 태극기를 형상화한 가운데 무궁화, 한반도 지도, 아리랑, 별, 호랑이, 한민족 등도 디자인적으로 표현됐다.

하지만 이중 11명의 작가의 작품은 인공기와 별 등이 사용됐다는 이유로 개막과 동시에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또 작품을 출품한 작가들에게는 전달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광주비엔날레재단 측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져 작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강철 큐레이터는 "해당 작가들에게 연락이 아직 안됐지만 좋은 의도로 디자인된 작품이 남북의 상황때문에 철거돼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우리 사회의 의식이 여기까지인 것 같아 씁쓸하지만 행사의 한부분이기에 전체를 빼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남북 관계가 경색돼 있긴 하지만 예술 작품 마저 눈치를 봐야 하느냐"며 "좋은 의도로 전시된 작품인 만큼 전시 마지막 날까지 작품이 철거되지 않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6일부터 11월3일까지 광주비엔날레관 등 곳곳에서 '거시기, 머시기'를 주제로 20개국에서 디자이너 339명과 기업 19곳 등 총 358명이 참여해 600여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남북 동시 입장 기원 국기 디자인'전에 출품된 작품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시장에서 일반 관객에 공개되고 관람객의 투표로 최종 선정된다.
  •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