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미다스손' 라이브엔터 서현덕 국악대중화 선도

  • 스포츠조선=강일홍 기자

입력 : 2013.08.25 23:05

라이브엔터 서현덕 대표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히트시키며 국내 공연계의 미다스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20여년간 라이브 공연을 기획해오면서 이론이나 제작규모 보다는 느낌과 감(感)이 훨씬 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걸 체득했죠. 흥행의 성패 역시 얼마나 대중의 니즈와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내느냐가 관건입니다."
서현덕 대표(사진 오른쪽)는 14년째 김영임의 소리 효공연을 대중문화 흥행콘텐츠로 이끌고 있다. 왼쪽은 경기명창 김영임.
라이브엔터테인먼트 서현덕 대표(47)는 국내 대중연예분야 공연기획 및 연출자로 탄탄히 자리를 굳힌 '미다스 손'이다.
'한일 코스프레 결전'의 프로듀서를 맡은 서현덕 대표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출전을 앞두고 25일 오후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닮은꼴 스타들과 함께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장르도 다양하다. 가요에서 코미디, 연극, 뮤지컬, 그리고 국악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그의 손을 거쳐 히트시킨 공연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국내 닮은 꼴 스타 싸이(최강산) 김수미(유병권) 지드래곤(조규민) 등과 함께 리허설 후 찰칵. 맨 왼쪽이 서현덕 라이브엔터 대표다.
그가 최근 이색 코미디콘텐츠를 공연물로 제작해 또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오는 29일부터 나흘간 부산 해운대에서 펼쳐지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 내놓는 '한일 코스프레 결전'.
'코스프레'는 유명 게임이나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모방해 실제 인물과 똑같은 의상을 입고 흉내내는 것으로 쉽게 말하면 '닮은꼴 스타'의 재현을 의미한다.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닮은꼴 스타들의 대항전으로, 한국측 대표로는 한류를 이끌는 싸이(최강산, 이창호), 지드래곤(조규민)을 비롯해 노홍철(유일한), 국민가수 이문세(김정훈)가 참여한다. 일본에서는 미국 MLB의 역사를 새로 써 내린 야구천재 스즈끼 이치로(이마무라 겐타)를 비롯해 원조 보아(테라카와 히로미), 일본 체조계의 간판스타 아사다 마오(마수야 시게키)가 출전한다.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며 20대 시절부터 일본 대중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서 대표는 이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3년간 20여차례 일본을 오갔다. 이렇게 탄생한 '한일 코스프레 결전'은 코미디페스티벌 축제기간중인 31일 오후 9시10분과 9월1일 오후 4시 영화의 전당 바다소극장에서 두 차례 펼쳐진다.
그는 "코스프레 공연은 이미 일본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대중문화 장르이며 국내에선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것"이라면서 "1시간의 공연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만큼 재미와 웃음의 폭발력이 강렬하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올 연말쯤 세계 닮은꼴 스타를 모두 국내로 초청해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서현덕 대표가 공연계에서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순수예술공연으로 분류돼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던 '국악'을 대중적인 히트 공연물로 승화시키면서다.
국악인 '경기명창 김영임의 효 공연'은 그의 간판 작품이 됐다. 매년 세종문화회관과 KBS홀 등의 대극장 무대에 올려질 만큼 화제를 끈다. 서울 공연을 흥행한 뒤엔 전국 투어공연으로 이어져 당당히 대중 스타들의 공연과 경쟁한다.
'김영임의 소리 효 대공연'은 티켓오픈 이후 가요계의 거성 조용필과 패티김을 누르고 일일 티켓판매 단독선두에 랭크되기도 했다. 올해로 14년째 이어오고 있는 김영임 효공연을 거의 해마다 흥행시킨 비결이 무엇일까. 그 궁금증을 물어봤다.
"대중 예술공연의 목표는 딱 하나입니다. 관객에게 볼거리를 줘야한다는 것이죠. 폭소든 눈물이든 공감대를 엮어 찡한 감동을 안겨줘야 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러자면 짜임새 있는 각본과 대본, 연출은 필수이고, 조명이나 음향 등 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기획 연출자는 이 모든 것을 버무려 관객에게 볼거리를 서비스 하는 것이죠."
그는 자신의 공연작품을 하나 기획하면 수없이 많은 남의 작품을 감상하는 일이 몸에 뱄다. 영화 연극 드라마 코미디 등 현재 상영 또는 방영중인 작품을 모니터링 하는 것은 기본이고, 새로운 뮤지컬과 연극이 무대에 올라가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간다.
국내의 크고 작은 이벤트 행사는 물론이고 좋은 작품이 있다면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원정 다니는 일도 허다하다. 직접 소형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이색 장면들까지 담아올 정도다.
국내 공연계의 잦은 불황속에서도 그가 제작한 작품이 대중들에게 변함없이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은 늘 색다른 소재와 아이디어를 발굴해 관객 서비스에 나서는 열정 덕분이다.
개그맨 출신의 최고 인기 방송엔터테이너로 자리매김한 '컬투' 정찬우 김태균은 신인시절 사실상 그가 키워낸 멤버다. 정찬우 김태균 정성한 등 '컬트3총사' 시절 이들을 이끌며 개그콘서트 형태의 공연을 만들어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프로그램 명칭도 알고보면 그가 몇몇 개그맨들을 묶어 시도한 장외 코미디공연의 벤치마킹인 셈이다. 당시 그는 장외 개콘무대를 하며 컬트3총사 1, 2집 음반을 기획하고 제작했다.
'갈갈이패밀리 개그콘서트' 등 KBS 출신 개그맨들을 하나로 묶어 전국 지방도시를 순회하는 정기적 무대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붐을 이룬 공연계의 개그바람은 그의 아이디어가 최초 발단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탁재훈 신정환의 '컨츄리 꼬꼬' 공연을 기획해 히트시켰다. 그리고 노래만 부르던 '컨츄리 꼬꼬' 멤버 탁재훈 신정환을 예능 엔터테이너로 변신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줬다. '성시경 장나라 조인트 일본공연', '빅마마 콘서트' '이승철 콘서트' '이미자 콘서트' 인순이 콘서트' 이은미 콘서트' 등 웬만한 흥행 가수들의 공연도 주도했다.
이밖에도 연극 '누들누드', 뮤지컬 '넌센스' '노트르담 파리', '싱크 코리아, 코리아 환타지' '로얄필하모니오케스트라 & 김영임 협연', '일본 YMCA 자선기금마련 콘서트', 그리고 '체험 인체의 신비' 등 전시물로 대중적 관심을 끌었다.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동대학 언론정보대학원에서 대중예술을 전공한 그는 (사)김영임 아리랑 중앙보존회 이사 겸 소리전수원 부원장과 (주)한국엔터테인먼트 산업학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공연예술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그의 오랜 경험과 실무를 바탕으로 한 '연예산업실무론'이 있다.강일홍 기자 ee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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