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차별받았다"

  • 김기철 기자

입력 : 2013.08.12 03:00

플루트 수석 최나경씨, 투표로 재계약 실패한 뒤 인종·성차별 의혹 제기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플루트 수석 최나경씨.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플루트 수석 최나경(30)씨가 최근 단원 투표를 통과하지 못해 오케스트라를 떠나면서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해 유럽 음악계가 논쟁에 휩싸였다.

최씨는 지난 9일 영국 음악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수습기간(1년) 동안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을 줄곧 의심받아왔다"면서 "외국인, 동양인, 여성, 수석 지위, 미국에서 공부한 것, 유럽에서 산 적이 없는 것, 빈에서 공부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한 비판이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열린 단원 투표에서 찬성 47표, 반대 66표를 받아 재계약에 실패했다. 최씨는 "이 오케스트라 113년 역사상 수습 기간 이후 탈락한 연주자는 몇 년 전의 일본인 여성 악장 이후 내가 두 번째 사례"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빈 심포니 행정감독 요하네스 노이버트는 "지난 20여년간 악장과 수석만 따져도, 악장 3명(오스트리아·일본 여성 각 1명 포함), 비올라·더블베이스·오보에·하프(헝가리·여성)·바순 수석 각 1명이 단원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투표는 익명으로 공정하게 치러졌다. 수습 기간 이후 탈락 여부를 정하는 것은 대다수 오케스트라가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레브레히트 평론가는 빈 심포니에 인종·성차별이 있었다는 최씨의 주장을 지지하면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최씨는 2006년 미국 신시내티 심포니의 부수석을 거쳐 작년 4월 빈 심포니 수석 플루티스트로 선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