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8.06 23:34
[2013 아시아프] 화가 사석원이 본 '아시아프'
나 학생 땐 '大學美展'이 고작, 그나마 작품 판매는 꿈도 못꿔
희망의 기적소리 울리는 이곳… 곧 大家의 포효 들리지 않을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한용운의 시 '알 수 없어요'의 일부다. 도대체 이 지루한 장마는 언제 끝나는 걸까. 알 수 없다. 그런데 갑자기 검은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상큼하게 보인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나는 지금 구(舊) 서울역사에 왔다. 과거 이곳은 희망이라는 이름의 열차들이 떠나고 도착하는 출발지였고 종착지였다. 꿈을 가득 싣고 달리기도 했고 때론 절망의 기적소리만 속절없이 울리기도 했다. 그런 곳이 현재는 '문화역 서울 284'로 탈바꿈해 아시아 대학생과 청년작가들이 참가하는 6회 아시아프라는 성대한 미술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한용운의 시 '알 수 없어요'의 일부다. 도대체 이 지루한 장마는 언제 끝나는 걸까. 알 수 없다. 그런데 갑자기 검은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상큼하게 보인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나는 지금 구(舊) 서울역사에 왔다. 과거 이곳은 희망이라는 이름의 열차들이 떠나고 도착하는 출발지였고 종착지였다. 꿈을 가득 싣고 달리기도 했고 때론 절망의 기적소리만 속절없이 울리기도 했다. 그런 곳이 현재는 '문화역 서울 284'로 탈바꿈해 아시아 대학생과 청년작가들이 참가하는 6회 아시아프라는 성대한 미술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6.5대1' 경쟁률을 뚫고 엄선된 작가 500명의 작품이 고색창연한 구 서울역 역사 안에 가지런히 설치되었다. 바깥의 후덥지근한 날씨와는 딴판으로 전시장은 시원하고 쾌적했지만 관람객들은 매우 진지하게, 때로는 치열할 정도로 작품 감상에 열중해 분위기가 사뭇 뜨거웠다. 현실과 상상이 버무려진 작품들의 소재가 발랄했고 화려한 색채가 돋보였다.
모든 작품은 구매가 가능했다. 가격 상한선이 300만원. 주로 10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 작품이 많았다. 판매가 완료됐다는 표시인 빨간딱지가 여럿 눈에 띄었다. 놀라웠고 또 한편으론 부러웠다.
내가 대학생 시절 '대학미전'이라는 전국적 규모의 미술전람회가 매년 덕수궁 석조전에서 열렸다. 인사동에서 액자를 해 덕수궁까지 리어카로 싣고 가선 초조하게 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작품 판매는 꿈도 못 꾸던 시절이었다. 나는 지인의 소개로 용산 미군부대 안에서 미군 장교에게 내 산수화 1점을 4만원에 판 적이 있다. 그것이 최초의 판매였고, 그를 계기로 용기를 갖고 작가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었다.
어떤 작가의 작품들은 전부 또는 대부분이 팔렸다. 참신성과 표현력이 돋보였다. 스타 탄생의 서막이리라. 원당에서 왔다는 모녀는 1회 때부터 빠짐없이 아시아프를 관람했었는데 특히 올해의 작품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린다. 작년엔 사고 싶은 그림을 놓쳤다며 꼼꼼히 작품을 감상한다. 분명 우리 문화계의 든든한 응원군이다.
희망을 실어 나르던 서울역이 이 땅의 작가들에게 다시금 희망의 기적소리를 울리고 있다. 이 중 누군가는 대지를 장악하고 포효하는 호랑이처럼 미술계에 우뚝 선 대가가 될 것이다. 그게 누굴까? 그리 오래지 않아 그 궁금증이 풀릴 것 같다!
모든 작품은 구매가 가능했다. 가격 상한선이 300만원. 주로 10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 작품이 많았다. 판매가 완료됐다는 표시인 빨간딱지가 여럿 눈에 띄었다. 놀라웠고 또 한편으론 부러웠다.
내가 대학생 시절 '대학미전'이라는 전국적 규모의 미술전람회가 매년 덕수궁 석조전에서 열렸다. 인사동에서 액자를 해 덕수궁까지 리어카로 싣고 가선 초조하게 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작품 판매는 꿈도 못 꾸던 시절이었다. 나는 지인의 소개로 용산 미군부대 안에서 미군 장교에게 내 산수화 1점을 4만원에 판 적이 있다. 그것이 최초의 판매였고, 그를 계기로 용기를 갖고 작가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었다.
어떤 작가의 작품들은 전부 또는 대부분이 팔렸다. 참신성과 표현력이 돋보였다. 스타 탄생의 서막이리라. 원당에서 왔다는 모녀는 1회 때부터 빠짐없이 아시아프를 관람했었는데 특히 올해의 작품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린다. 작년엔 사고 싶은 그림을 놓쳤다며 꼼꼼히 작품을 감상한다. 분명 우리 문화계의 든든한 응원군이다.
희망을 실어 나르던 서울역이 이 땅의 작가들에게 다시금 희망의 기적소리를 울리고 있다. 이 중 누군가는 대지를 장악하고 포효하는 호랑이처럼 미술계에 우뚝 선 대가가 될 것이다. 그게 누굴까? 그리 오래지 않아 그 궁금증이 풀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