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이 극찬한 '보이스코리아'의 그남자, 알고 보니 국악 밴드 메인 보컬?

  • 아트조선

입력 : 2013.07.09 14:33

국악 헤드라이너, 퓨전국악 밴드 '억스(AUX)'

국악계에도 젊은 국악인들이 이끄는 다양한 뮤직페스티벌과 프로젝트들이 매년 풍성하게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국악 버전 '슈퍼스타K'인 창작국악 경연대회 '21C 한국음악 프로젝트'를 비롯해 전주에서 매년 개최되는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한 월드뮤직 페스티벌 '전주세계소리축제', 매년 여름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도심 속 국악 축제 '여우樂(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 페스티벌' 등에서 젊은 국악인들의 다채로운 무대를 만나 볼 수 있다.

전통음악을 대표하는 명인과 인간문화재 그리고 젊은 국악인들의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비롯한 외국 유명 아티스트들을 초빙해서 전통음악을 새롭게 편곡, 재해석 한 무대를 선보이기도 한다. 또한,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과 작곡가 김형석 같은 대중에게 친숙한 아티스트를 페스티벌 감독으로 영입해서 국악이 낯선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새로운 감각과 디자인으로 과감하게 페스티벌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도 한다.  

이렇듯 진화하는 국악계를 이끄는 여러 국악인 중에는 국악 헤드라이너 퓨전 국악 밴드 'AUX(억스)'가 있다.

퓨전국악 밴드 '억스(AUX)'.
퓨전국악 밴드 '억스(AUX)'.

억스는 2008년 젊은 국악 아티스트와 홍대 인디밴드를 주축으로 결성된 그룹으로 2010년 '21c 한국음악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야마하에서 주최한 아시안 비트 페스티벌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해 준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같은 해 '전주소리 세계축제'에서는 소리 프론티어 발견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여우樂 페스티벌'의 폐막공연(7월 27일 국립극장 야외무대)을 맡으며 국악을 대표하는 뮤직페스티벌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되었다.

지난 6월 27일 여우 樂 콘서트 막바지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억스를 만나 솔직한 그들의 국악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퓨전국악 밴드로서 많은 한계점이 있을 텐데 활발한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A. 국악 연주자로서 전통음악의 원형을 유지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멤버들을 압박할 때가 있다. 과거의 음악을 그대로 연주하고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티스트로서 창조적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을 억스 활동을 통해서 풀고 있다. 연주자와 아티스트는 비슷하지만 아주 다른 의미가 있다. 추상적일 수 있겠지만, 둘을 구분하는 것은 결국 '내 것 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의지와 열정이다. 멤버들 각자가 억스 활동을 통해서 내가 주인이 되는 음악을 찾고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꾸준한 활동을 이어 갈 수 있는 것 같다.   

배두훈
억스의 보컬로 활동 중인 배두훈은 케이블 방송에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코리아'에 출연해 '바다의 정우성'이란 별명을 얻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사진=억스 제공

Q. 억스의 보컬 배두훈씨는 케이블TV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A. 현재 두훈이는 해군에서 군 복무 중이다. 상사의 추천을 받아서 오디션에 나가게 되었고 세미파이널(8강)까지 진출했다. 뜻밖의 좋은 성적에 멤버들도 방청객으로 가서 열심히 응원해주고 투표도 했다. '바다의 정우성'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팬클럽도 생기고 팀 홍보에도 큰 보탬이 된 것 같다. 내심 우승을 기대했지만, 복무 중에 온 힘을 다해서 준비했기 때문에 본인도 팀원도 모두 만족한다. 이번 '여우樂' 콘서트에도 특별히 외출허가를 받아서 합류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멤버들이 모두 모여 공연하게 되어서 기대가 크다. 올해 하반기에 제대하면 내년부터 다시 팀에 합류하여 2집 앨범 준비를 시작할 계획이다.

Q. 성향이 아주 다른 국악연주자들과 밴드연주자들이 섞여 있는 팀인데 작업방식이 궁금하다.

A.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음악 공부를 해왔고 활동 영역도 달랐기 때문에 접점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많은 밴드가 퓨전국악을 시도하면서 대부분 팀들이 서양음악 전공자들이 국악을 배우고 따라가려고 했다. 그렇다 보니 인위적이고 어색한 느낌의 퓨전음악들이 많이 나왔고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3의 주제를 정해서 그 주제에 맞게 서로 스터디를 하고 각자의 분야에 없는 연주법이나 사운드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공유하는 방식으로 연습을 진행했다. 그것을 기록하며 나온 아이디어들을 엮어서 음악을 완성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Q. 퓨전국악 밴드로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현재 국악공연은 관객의 타겟이 나뉘어 있지 않은 공연이 대부분이다. 관객의 공감대와 취향이 달라서 연주자들의 성향과 색깔을 명확히 드러내기가 애매모호 할 때가 많다. 그래서 장르를 나누는 것과 컨셉을 잡기 늘 어렵다. 대부분의 국악팀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지만 대부분의 국악팀이 재단이나 국가의 지원을 받아서 공연하고 있기 때문에 타겟을 설정하고 관객의 연령을 구분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냉정한 관점에서 티켓파워를 갖춘 연주자와 팀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유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국악계의 큰 숙제다. 우리의 음악이 소위 말해 잘 먹힐 환경에서 공연하고 싶다. 이 부분이 앞으로 꾸준히 고민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꿈이 있다면.

A. 국악계 안에도 많은 페스티벌이 있지만 지산 락 페스티벌이나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처럼 대중에게도 많이 알려진 대형 음악 페스티벌에 진출해 보고 싶다. 국악도 대중음악으로 충분히 흡수 될 수 있는 더 큰 판이 필요하다. 국악이 주인공이 아닌 낯선 곳에서 국악이 아닌 음악으로 억스의 음악을 소개 할 무대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글·인터뷰=전통예술 디렉터 조인선

한국예술 종합학교 출신의 아쟁연주자 겸 전통예술 기획자.
국악 전공자가 갖춘 전통예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통예술 에이젼시 modern 韓 company를 이끌고 있으며, 대중성 높은 전통 공연과 콘텐츠를 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