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5.16 03:03 | 수정 : 2013.05.16 18:23
[내한하는 日 피아니스트 히로미]
빠른 연주와 퍼포먼스로 유명
- 잡아뜯고 허밍하고 벌떡 서고… 쇼맨십? 나도 모르게 나와요
내가 피아노 천재?
- 88개 건반 모두 잘 치고 싶어… 28년간 치고, 치고, 또 쳤죠
김동률은 靈感 주는 좋은 친구
―지금 유럽 투어 중인가요?
"핀란드에서 시작해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독일…. 이제 미국, 캐나다 들렀다가 한국에 갈 거예요."
―2010년 한국 공연을 봤는데 그렇게 피아노 치는 사람은 처음 봤습니다(그녀는 피아노를 잡아 뜯다시피 했었다).
"나는 뭐든지 인위적으로 하진 않아요. 어떨 때는 일어서서 피아노를 치게 돼요. 그냥 자연스럽게 말이죠. 쇼맨십이 아니고 내가 원래 그런 아이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고 항상 참을 수 없었죠."

―그런 퍼포먼스는 프리 재즈나 아방가르드에서 주로 볼 수 있는데, 그쪽에도 관심이 있나요.
"나는 프리 재즈를 들으면서 자랐어요. 기본적으로 나는 마음을 움직이는 모든 음악을 좋아해요."
―피아노를 치면서 허밍을 하는 이유가 있나요.
"하하. 좀 시끄러운가요? 모르겠어요. 사실 공연 뒤에 사람들이 말해줘서 내가 허밍을 했다는 걸 알 정도예요. 아마도 내가 따라 부를 수 있는 즉흥연주를 하는 게 아닐까요?"
―당신에 대해 '오른손을 위한 뇌, 왼손을 위한 뇌, 몸을 위한 뇌까지 뇌가 세 개 있다'고들 하는데요.
"나는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쳐왔어요. 어느 날 갑자기 마술처럼 피아노를 치게 된 게 아니란 거죠. 지난 28년간 피아노를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당신의 오른손만큼이나 왼손이 돋보이던데요.
"나는 88개 건반을 모두 잘 치고 싶어서 왼손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래야 피아노를 오케스트라처럼 쓸 수 있거든요. 나는 낮은음 건반(low keys)이 내주는 오케스트라 같은, 웅장한 사운드를 좋아해요. 어쨌든 피아노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음을 뽑아내야 하니까요."
―어떻게 칙 코리아를 만났습니까.
"그때 도쿄에서 레슨을 받고 있었는데, 우연히 칙 코리아가 같은 건물에서 리허설을 했어요. 인사하고 싶어 찾아갔는데, 저에게 피아노를 한번 쳐보라더니 '내일 내 공연에서 피아노를 치겠느냐'는 거예요. 그렇게 칙 코리아 무대에 서게 됐어요."
―'김동률의 친구'로 알려져 있죠.
"김동률은 저와 아주아주 가까운 친구예요. 나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는 좋은 친구죠. 나는 음악가이자 작곡가, 편곡자 김동률을 존경합니다. 친구가 잘되면 나도 힘이 나잖아요. 그런 힘을 주는, 아주 좋은 친구죠. 학교 다닐 때는 자주 어울렸는데 요즘은 자주 못 봐요."
―김동률 팬들이 질투하겠는데요.
"아, 부디 파파라치성 기사로 쓰진 말아주세요. 우리는 절대 그런 관계(that kind of relationship) 아니에요."
그녀는 2008년 발매된 김동률 5집에서 연주를 하기도 했고, 김동률은 일본에서 열린 그녀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열광적인 한국 팬들을 빨리 만나고 싶고, 냉면, 삼겹살, 잡채도 먹고 싶다"는 그녀는 전화를 끊기 전 한마디 덧붙였다. "정말 김동률의 친구일 뿐이라고 써주세요. 인천공항에서 누군가의 칼을 맞고 싶지는 않아요. 하하하." 공연 문의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