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 황제가 감탄한 '자수첩' 경매 나온다

  • 곽아람 기자

입력 : 2013.03.31 23:39

1605년 조선 문신(文臣) 강첨(姜籤·1559~1611)이 명나라 사신으로 갔다. 명 황제 신종(神宗)은 강첨이 입고 온 조복에 수 놓인 흉배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누구 솜씨냐"는 물음에 강첨이 "며느리 김씨"라 답하자 황제는 붉은 비단 두 필을 내리며 두 폭의 흉배를 부탁했다. 귀국한 강첨은 며느리에게 십장생 수를 놓은 흉배 네 폭을 만들라 시켜 두 폭은 중국 황제에게 보내고, 나머지 두 폭은 가보(家寶)로 간직했다.

옥션단 제공
"집안에 영원히 전해져 보배로 여기라"는 뜻에서 '전가진완(傳家珍玩)'이라 이름까지 붙였다. 자수첩은 점차 유명세를 더해갔다. 1729년 강씨 집안과 친분이 있던 성호 이익(李瀷·1681~1763)이 "여자로서의 솜씨를 자랑하려 한 것이 아니라, 시아버지의 높은 뜻을 위해 만든 것"이라는 발문(跋文)을, 1782년 집안의 대표적 서화가인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1713~1791)이 "그림의 묘사한 것과 수놓은 솜씨의 아름다움이 마치 하늘이 만든 것 같다"는 발문을 곁들이면서 그 가치가 점점 커져갔다.

이 유서 깊은 자수첩<사진>이 10일 옥션단 제13회 경매에 나온다. 추정가는 1억~2억원. 자수첩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는 프리뷰 기간은 4월 3~9일. (02)730-5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