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행크스와 스칼렛 요한슨, 브로드웨이로 간 까닭은…

  • 뉴욕=신정선 기자

입력 : 2013.03.14 00:20

[연극 도전하는 할리우드 스타들, 그 무대에 가봤더니]
'진짜 배우'에 목마른 스타들… 돈 안되고 욕먹기 쉽지만 그들은 간다, 브로드웨이로
혼자서도 빛난 요한슨의 열연, 톰 행크스 첫 연극 '러키 가이'
30만원대 좌석에도 관객 몰려

지난 4일 미국 뉴욕 44가 브로드허스트 극장으로 톰 행크스의 브로드웨이 데뷔작‘러키 가이’를 보기 위해 관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뉴욕=신정선 기자
3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는 전에 없던 포스터가 여기저기 나붙었다. 한결같이 강조된 문구는 '연장 불가(Limited Engagement)'. 엄청난 몸값과 빡빡한 스케줄의 할리우드 스타가 출연하는 연극인지라 연장 공연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번 시즌에는 시고니 위버, 에단 호크, 스칼렛 요한슨에 이어 미국의 국민 배우라 할 톰 행크스가 가세했다.

◇"스타를 눈앞에서" 고공행진 표 값에도 연일 매진

지난 1일 프리뷰 개막한 행크스의 연극 '러키 가이'는 선예매분이 900만달러(100억원)어치나 팔렸다. 그가 주연한 영화 '시애틀의 잠 못 드는 밤' '유브 갓 메일'을 쓴 노라 애프론의 유작(遺作)이다.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2번 받은 톰 행크스는 이 작품이 브로드웨이 데뷔작이다. '러키 가이'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신문기자 마이크 맥클러리의 실화에 기초한 드라마.

지난 4일 톰 행크스가 첫 대사 "나는 어쩌고?(What about me?)"와 함께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졌다. 배우 입장에서는 절대 반가울 리 없다. 관객은 그 순간에도, 연극배우가 아닌 '배우 톰 행크스'로 보고 있다는 뜻. 이날 공연에서 그는 친밀하고 인간적인 묘사로 주인공인 기자 맥클러리의 성공과 좌절, 죽음까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개막 첫 주 '러키 가이' 매출은 110만달러(12억원)로 대작 뮤지컬 '위키드' '라이언 킹'에 맞먹는다. 비싼 '프리미엄석'을 많이 뒀기에 가능했다. 프리미엄석은 331달러(36만원, 예매 수수료 포함)로 객석 평균가가 134달러(15만원)나 된다. 국내 대형뮤지컬 VIP석(13만원)보다 비싸다.

데뷔작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아서 밀러 작)으로 토니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스칼렛 요한슨의 새 연극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역시 프리미엄석이 298달러(33만원)로 '러키 가이'와 유사한 수준. 지난 3일 요한슨은 육감적이면서도 가녀린 몸짓으로 1막 내내 홀로 극을 이끌었다. 알코올 중독자가 된 남편을 붙잡고 "나는 살아있어!"라며 울먹일 때, 스타가 아니라 배우로 빛을 발했다.

테네스 윌리엄스의 연극‘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에서 주인공 매기 역으로 열연하는 스칼렛 요한슨. /블룸버그뉴스
◇돈·인기 많아도… 배우로서의 도전과 인정을 갈구

요한슨의 '양철 지붕' 출연료는 주당 4만달러(4400만원). 영화 '어벤저스 2' 출연료 2000만달러(220억원)에 비하면 약소하다. 이들을 연극으로 몰려가게 하는 것은 자기 증명의 욕구다. 톰 행크스는 최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어떤 배우의 연기를 보면 나는 저렇게 못 할 것 같았다"라며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든 스타 배우가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인물의 내면을 강하게 드러내야 하는 역할을 맡았던 줄리아 로버츠('3일간의 비', 2006)는 매진 행렬에도 불구하고 연기력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