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공연 될 수도…"

  • 정지섭 기자

입력 : 2013.03.11 23:09

4월에 단독 콘서트 열어
"히트곡 없이 참 잘 버텨와 이번 공연서 냉정히 평가해 노래 계속할지 결정할 것"

/채승우 기자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을 자주 해요. 어쩌면 이 공연이 내 마지막 공연이 될 수도 있겠구나."

박장대소하거나 구수하게 입담 푸는 모습이 익숙한 조영남(68)의 차분한 얼굴 표정과 말투에선 비장함까지도 느껴졌다. 칠순을 앞에 둔 차분한 그의 모습은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4월 3~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불후의 명곡'이라는 타이틀로 단독 콘서트를 연다. 60인조 오케스트라와 20명의 성악가로 꾸려진 합창단을 대동한 장중하고 스케일 큰 무대로 자신의 노래와 국내외 명곡들을 들려줄 예정.

11일 서울 청담동 자택에서 만난 그는 "비기(秘技)가 많이 준비돼 있다"며 일부를 귀띔해줬다. "오래전 윤동주 시인의 '서시(序詩)'에 내가 곡을 붙인 노래가 있어요. 히트하지 않았고 오랫동안 묻혀 있었지만 이번에 제대로 불러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공연 말미에 '어메이징 아리랑'을 부를 거예요.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아리랑'을 따로따로 부른 뒤 합창단은 '어메이징'을, 나는 '아리랑'을 동시에 부를 겁니다. 내가 작년에야 우연히 알고 무릎을 쳤는데, 두 노래가 기기묘묘하게 코드가 맞아떨어지면서 어울려요. 그걸 깨달았을 때 얼마나 살 떨렸는지 몰라."

스스로를 '히트곡 하나 없이 버텨온 가수'라고 소개하면서도 음악인으로, 미술가로, 책 쓰는 작가로, 인기 라디오 DJ로 문화계 다방면을 넘나들며 활약해온 조영남. 요즘 그의 관심은 갓 데뷔해 대중들의 이목을 얻으려 애쓰는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쏠린다고 했다. "내가 한때 아이돌이었기 때문에 알아요. 기본을 다져놓지 않으면 오래 가기가 힘들거든. 군무(群舞)로만 승부 보려는 친구들은 오래 못 가고 몰락하는 시대가 됐어요. 기본을 튼실히 다지라고 충고하고 싶죠. 어쩌면 내가 이 친구들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변변한 히트곡 하나 없이 기본기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으니까…." 그는 그래서 3000개 객석 앞에서 혼자 두 시간을 끌고 나가는 이번 공연은 어렵고도 부담된다고 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스스로를 냉정히 평가해 더 노래할지, 아니면 내려올지 결정하려고요."

최근 몇 년간 조영남은 '세시봉 열풍의 산증인'으로도 조명받았다. 콘서트 무대에 올라 그 시절 노래들을 다시 불러 박수갈채를 이끌어냈고, 그 시절 기억을 담아 책('쎄시봉 시대'·2011년)으로 내기도 했다. 이제 완연히 사그라지고 있는 세시봉 향수가 아쉽진 않을까?

"끝날 줄 알고 즐겼어요. 나이가 드니 그런 게 좋아요. 언제 피어서 질지가 한눈에 보이거든. 그래서 나이 들어가는 분들에게 '실망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자기도 모르게 생기는 안목과 통찰력에 깜짝 놀랄 테니까. 이젠 젊은 애들에게 꿈과 노하우 주는 데 집중하려고요. 히트곡 없이 오래 버틸 수 있는 노하우 말이죠.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