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3.03 23:47
런던 심포니 내한 공연
정정하다는 말로는 모자랐다. 2월 28일과 3월 1일 양일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 공연장에서는 올해 84세의 노지휘자 베르나르트 하이팅크를 배려해서 지휘대에 올라가는 계단과 의자까지 준비했다. 하지만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지휘하면서도 노장은 중간 휴식 시간에만 간간이 의자에 앉았을 뿐 60분 내내 서서 악단을 호령했다. 연주를 마치고 퇴장하는 노장의 발걸음은 느릿느릿했지만, 절도와 위엄만은 잃지 않았다.

런던 심포니는 쉽게 1등급은 받지만 굳이 만점 욕심은 내지 않는 모범생 같았다. 지난해 베토벤 교향곡의 정수를 보여준 독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이나 지난달 시카고 심포니의 내한 연주와 비교하면 촘촘한 앙상블의 결에서는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특히 첫날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17번(협연 마리아 주앙 피르스)에서는 현악 합주에 성긴 구석이 적지 않았고, 간혹 오보에는 호흡 조절에 힘이 부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탄탄하고 안정적인 금관과 과장 없는 현악은 베토벤 교향곡 7번의 마지막 악장에서 눈부신 막판 스퍼트를 보였다.
이튿날인 1일 후반부에 들려준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은 작곡가의 미완성 유작. 브루크너는 이 교향곡에 '신에게'라는 부제를 붙이고 공을 기울였지만, 3악장 아다지오를 끝으로 눈을 감았다. 84세의 노장 하이팅크의 왼손이 서서히 올라가자 안정적인 호른을 필두로 런던 심포니의 장중한 금관이 찬연한 음색을 내기 시작했다. 광포하게 몰아친 2악장에 이어 종교적 열락을 표현하는 3악장에 이르자 돋보기를 통해 태양광이 모이듯 악단의 금관도 정확하게 초점이 맞아 들어갔다. 비록 앙코르는 선사하지 않았지만, 마흔 무렵부터 불교 선(禪) 사상에 심취한 포르투갈 출신의 이 69세 피아니스트가 한국 관객에게 깍듯하게 합장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이틀 협연 사이에 잠시 짬이 나자 피르스는 봉은사에 홀로 다녀왔다고 한다.
이튿날인 1일 후반부에 들려준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은 작곡가의 미완성 유작. 브루크너는 이 교향곡에 '신에게'라는 부제를 붙이고 공을 기울였지만, 3악장 아다지오를 끝으로 눈을 감았다. 84세의 노장 하이팅크의 왼손이 서서히 올라가자 안정적인 호른을 필두로 런던 심포니의 장중한 금관이 찬연한 음색을 내기 시작했다. 광포하게 몰아친 2악장에 이어 종교적 열락을 표현하는 3악장에 이르자 돋보기를 통해 태양광이 모이듯 악단의 금관도 정확하게 초점이 맞아 들어갔다. 비록 앙코르는 선사하지 않았지만, 마흔 무렵부터 불교 선(禪) 사상에 심취한 포르투갈 출신의 이 69세 피아니스트가 한국 관객에게 깍듯하게 합장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이틀 협연 사이에 잠시 짬이 나자 피르스는 봉은사에 홀로 다녀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