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24 23:42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
1232만명이 본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연극으로 돌아왔다. 상영 종료 두 달이 안 된 초고속 변신이다. 이병헌이 안 나온다고 연극이 영화보다 뒤지라는 법은 없다.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은 이야기의 밀도를 높이고, 인물에 대한 감정 이입을 증폭시켜 비등점을 끌어올릴 수 있다. 잘 만들면 그렇다.
23일 개막한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는 생략과 변형이 허약하다. 가짜왕 하선에게 관객의 공감을 묶어두는 결속의 고리가 느슨해 극 전체가 덜커덩거린다. 류승룡이 맡았던 허균, 강직한 시위 무사 도 부장, 15세 사월이, 조 내관, 가련한 중전이 가짜왕에게 감복하는 과정은 그대로 관객의 심정이었다. 그들은 가짜인 줄 알면서도 그를 구하기 위해 애쓴다. 가짜에게는 진짜가 보여주지 못한 소박하고 깊은 진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짜왕과 주변인물을 잇는 그 진심을 이야기에 제대로 돋을새김해야 극이 살아난다.
23일 개막한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는 생략과 변형이 허약하다. 가짜왕 하선에게 관객의 공감을 묶어두는 결속의 고리가 느슨해 극 전체가 덜커덩거린다. 류승룡이 맡았던 허균, 강직한 시위 무사 도 부장, 15세 사월이, 조 내관, 가련한 중전이 가짜왕에게 감복하는 과정은 그대로 관객의 심정이었다. 그들은 가짜인 줄 알면서도 그를 구하기 위해 애쓴다. 가짜에게는 진짜가 보여주지 못한 소박하고 깊은 진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짜왕과 주변인물을 잇는 그 진심을 이야기에 제대로 돋을새김해야 극이 살아난다.
연극에는 그게 없다. 통촉하지 못할 테면 밟고 가라며 '협박'하는 유생들의 등을 진짜로 밟고 중전을 향해 내달리던 가짜왕의 순정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그녀의 은장도를 품고 죽는다는 설정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하선과 허균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보이지 않는 것도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허균은 단조롭고 평면적으로만 그려진다. 남은 것은 잔망스러운 가짜왕이 벌이는 소동극뿐이다.
북소리의 강약과 조명만으로 이완을 조절하는 연출적 효과,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비워둔 무대는 영리한 선택이었다. 영화보다 냉정하고 현실적인 결말도 신선했다. 그 비극성이 더 오래 관객을 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말까지 관객을 끌고 갈 인물의 장력(張力)이 약한 것이 연극 '광해'의 패착이다.
북소리의 강약과 조명만으로 이완을 조절하는 연출적 효과,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비워둔 무대는 영리한 선택이었다. 영화보다 냉정하고 현실적인 결말도 신선했다. 그 비극성이 더 오래 관객을 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말까지 관객을 끌고 갈 인물의 장력(張力)이 약한 것이 연극 '광해'의 패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