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20 23:37
이건용 교수 작곡한 '수난곡', 독일어 버전으로 수출 공연

한국 종교곡도 독일에 수출하는 시대다. 작곡가 이건용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의 수난곡인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이 다음 달 24일 독일 다름슈타트의 파울루스 교회에서 독일 초연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다룬 수난곡은 바로크 시기에 바흐와 하인리히 쉬츠가 즐겨 작곡했던 종교 음악. 이 교수는 지난 2007년 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 등 신약의 4개 복음에서 고른 노랫말과 직접 쓴 시(詩)를 바탕으로 이 작품을 작곡해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초연했다. 한국 초연 6년 뒤에 독일어 버전으로 역수출되는 셈이다.
지난 2011년 한국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지도하기 위해 내한했던 코르드 마이어링 독일 다름슈타트 음대 학장이 이 곡의 실황 음반을 들은 것이 계기였다. 마이어링 학장은 "바흐 이후 독일에서도 사라지고 있는 종교곡 전통을 되살리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 교수의 작품을 독일 헤센·나사우주(州) 교회 연합회에 추천했다. 이듬해 마이어링 학장은 다시 내한해서 이 교수와 두 달간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독일어로 공동 번역했다.
이 교수는 "한국어와 독일어는 어순과 음절수, 강세의 위치까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처음엔 불가능한 작업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난곡 전체 25곡 가운데 성서에서 발췌한 15곡은 가사를 번역하는 대신, 독일어 성서에 맞춰서 곡을 고쳐 썼다. 이 교수 등의 시를 바탕으로 작곡한 나머지 10곡은 독일어로 가사를 번역하는 '이중의 과정'을 거쳤다. 이 교수는 "뿌리와 줄기는 그대로 놓아두고 잔가지들은 많이 다듬는 과정을 통해 독일어 버전이 태어났다"며 "독일 종교 음악의 전통을 수입한 한국에서 독일에 종교 곡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문화 교류'나 '충돌'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수난곡은 부활절 1주 전의 주일인 '종려 주일'에 맞춰 다음 달 24일 파울루스 교회 합창단의 연주로 독일 초연된다. 실제 작품은 예수 그리스도가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종려 주일' 대목에서 시작한다. 한국적 선율과 서양 음악의 복음 성가 전통, 고전과 현대적 요소가 공존하는 이 수난곡에 대해 이 교수는 "내 몸의 반쪽은 한국 무속, 다른 반쪽은 어릴 적부터 흠모했던 슈베르트가 차지하고 있으며, 내 마음에는 기독교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다룬 수난곡은 바로크 시기에 바흐와 하인리히 쉬츠가 즐겨 작곡했던 종교 음악. 이 교수는 지난 2007년 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 등 신약의 4개 복음에서 고른 노랫말과 직접 쓴 시(詩)를 바탕으로 이 작품을 작곡해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초연했다. 한국 초연 6년 뒤에 독일어 버전으로 역수출되는 셈이다.
지난 2011년 한국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지도하기 위해 내한했던 코르드 마이어링 독일 다름슈타트 음대 학장이 이 곡의 실황 음반을 들은 것이 계기였다. 마이어링 학장은 "바흐 이후 독일에서도 사라지고 있는 종교곡 전통을 되살리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 교수의 작품을 독일 헤센·나사우주(州) 교회 연합회에 추천했다. 이듬해 마이어링 학장은 다시 내한해서 이 교수와 두 달간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독일어로 공동 번역했다.
이 교수는 "한국어와 독일어는 어순과 음절수, 강세의 위치까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처음엔 불가능한 작업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난곡 전체 25곡 가운데 성서에서 발췌한 15곡은 가사를 번역하는 대신, 독일어 성서에 맞춰서 곡을 고쳐 썼다. 이 교수 등의 시를 바탕으로 작곡한 나머지 10곡은 독일어로 가사를 번역하는 '이중의 과정'을 거쳤다. 이 교수는 "뿌리와 줄기는 그대로 놓아두고 잔가지들은 많이 다듬는 과정을 통해 독일어 버전이 태어났다"며 "독일 종교 음악의 전통을 수입한 한국에서 독일에 종교 곡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문화 교류'나 '충돌'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수난곡은 부활절 1주 전의 주일인 '종려 주일'에 맞춰 다음 달 24일 파울루스 교회 합창단의 연주로 독일 초연된다. 실제 작품은 예수 그리스도가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종려 주일' 대목에서 시작한다. 한국적 선율과 서양 음악의 복음 성가 전통, 고전과 현대적 요소가 공존하는 이 수난곡에 대해 이 교수는 "내 몸의 반쪽은 한국 무속, 다른 반쪽은 어릴 적부터 흠모했던 슈베르트가 차지하고 있으며, 내 마음에는 기독교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