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17 23:22
600년 된 프랑스 수도원에서 첼리스트 양성원 바흐 독주회
세계 문화유산 등록 추진… 부르고뉴 포도 산지 '클리마', 양 교수 초청해 홍보 행사

프랑스 포도주의 명산지인 부르고뉴 지역의 본(Beaune). 16일 오후 3시 반이 되자 지역 와인 명가인 로마네 콩티, 루이 자도, 자크 프레데릭 뮈니에의 대표들이 600여년 역사의 자코뱅 수도원에 모였다. 이날 모임은 포도주 시음이나 경영 회의가 아닌 한국 첼리스트 양성원 교수(46· 연세대)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독주회를 듣기 위한 자리였다.
악보도, 반주자도 없이 의자 하나만 달랑 놓인 무대에서 양 교수는 수도원의 넉넉한 잔향을 활용해 풍성한 바흐를 들려줬다. 모음곡 2번의 전주곡에선 수도원의 공명(共鳴)을 체감할 수 있도록 단락마다 잠시 끊어서 정적이 감돌게 했다. 전체적으로 여유 있게 접근하다가 모음곡의 마지막 춤곡인 지그(Gigue)에 이르러 펜싱 검처럼 활을 매섭게 휘두르며 몰아치는 솜씨가 일품이었다. 수도원은 전등을 모두 끈 채 촛불로만 저녁 조명을 대신했다. 제라르 풀레(바이올린) 등 프랑스 중견 연주자들이 이 수도원에서 연주했으며, 종교 성가와 실내악 등 음반 녹음 장소로도 활용된다.
이날 두 차례 3시간에 걸친 그의 '바흐 마라톤'이 끝난 뒤에도 기립 박수가 그칠 줄 모르자 양 교수는 카잘스가 즐겨 연주했던 카탈루냐 민요인 '새의 노래'를 앙코르로 곁들였다. 프레데릭 뮈니에 대표는 "보통 가벼움과 깊이는 어울리기 어렵다고 하지만, 양 교수의 첼로에선 공존한다. 양 교수의 첼로를 좋아하는 건 우리가 와인을 사랑하는 이유와도 같다"고 말했다.
악보도, 반주자도 없이 의자 하나만 달랑 놓인 무대에서 양 교수는 수도원의 넉넉한 잔향을 활용해 풍성한 바흐를 들려줬다. 모음곡 2번의 전주곡에선 수도원의 공명(共鳴)을 체감할 수 있도록 단락마다 잠시 끊어서 정적이 감돌게 했다. 전체적으로 여유 있게 접근하다가 모음곡의 마지막 춤곡인 지그(Gigue)에 이르러 펜싱 검처럼 활을 매섭게 휘두르며 몰아치는 솜씨가 일품이었다. 수도원은 전등을 모두 끈 채 촛불로만 저녁 조명을 대신했다. 제라르 풀레(바이올린) 등 프랑스 중견 연주자들이 이 수도원에서 연주했으며, 종교 성가와 실내악 등 음반 녹음 장소로도 활용된다.
이날 두 차례 3시간에 걸친 그의 '바흐 마라톤'이 끝난 뒤에도 기립 박수가 그칠 줄 모르자 양 교수는 카잘스가 즐겨 연주했던 카탈루냐 민요인 '새의 노래'를 앙코르로 곁들였다. 프레데릭 뮈니에 대표는 "보통 가벼움과 깊이는 어울리기 어렵다고 하지만, 양 교수의 첼로에선 공존한다. 양 교수의 첼로를 좋아하는 건 우리가 와인을 사랑하는 이유와도 같다"고 말했다.

이날 독주회는 내년 유네스코(UNESCO) 세계 문화유산 등록을 추진 중인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이 활동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음악회였다. 본과 디종의 시청·시의회, 지역 와인 명가들로 구성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록을 위한 부르고뉴 지역 협회'는 지난해 11월 파리의 공연장 살 플레옐에서 양 교수의 협연을 본 뒤 이날 독주회에 초대했다.
특이한 건 관광 명승지나 건물이 아니라 부르고뉴의 포도 산지를 뜻하는 '클리마(Climats)'를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2000년 역사의 부르고뉴 와인은 1247개의 포도 산지로 구성되어 있다. 로마네 콩티의 오베르 드빌렌 회장은 "연주자마다 바흐 해석이 다르듯이 산지에도 고유의 향과 맛이 있다. 우리는 땅에 뿌리박은 포도의 향이 그대로 병에 담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루이 자도의 피에르 앙리 가제 대표는 "바흐의 음악이 200여년 동안 전해오는 문화유산인 것처럼 부르고뉴의 와인은 2000년 동안 내려온 자연 유산"이라고 말했다.
이날 독주회는 올해 양 교수가 한국과 일본, 프랑스에서 7차례 여는 '바흐 독주회'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프랑스 본과 툴루즈를 시작으로 일본 도쿄와 하치오지 기타큐슈, 한국의 서울과 여수·부산 등 바흐 순회 연주는 5월까지 이어진다. 양 교수는 "예전에는 왼손의 손가락으로 바흐를 연주했다면 지금은 오른손의 활로 연주하는 것 같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마음으로 연주할 날도 언젠가 오겠지…"라고 말했다.
▷첼리스트 양성원 바흐 무반주 독주곡 전곡 연주회, 3월 16일 전남 여수 예울마루, 23일 부산 영화의전당, 4월 21일 서울 LG아트센터, (02) 2005-0114
특이한 건 관광 명승지나 건물이 아니라 부르고뉴의 포도 산지를 뜻하는 '클리마(Climats)'를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2000년 역사의 부르고뉴 와인은 1247개의 포도 산지로 구성되어 있다. 로마네 콩티의 오베르 드빌렌 회장은 "연주자마다 바흐 해석이 다르듯이 산지에도 고유의 향과 맛이 있다. 우리는 땅에 뿌리박은 포도의 향이 그대로 병에 담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루이 자도의 피에르 앙리 가제 대표는 "바흐의 음악이 200여년 동안 전해오는 문화유산인 것처럼 부르고뉴의 와인은 2000년 동안 내려온 자연 유산"이라고 말했다.
이날 독주회는 올해 양 교수가 한국과 일본, 프랑스에서 7차례 여는 '바흐 독주회'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프랑스 본과 툴루즈를 시작으로 일본 도쿄와 하치오지 기타큐슈, 한국의 서울과 여수·부산 등 바흐 순회 연주는 5월까지 이어진다. 양 교수는 "예전에는 왼손의 손가락으로 바흐를 연주했다면 지금은 오른손의 활로 연주하는 것 같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마음으로 연주할 날도 언젠가 오겠지…"라고 말했다.
▷첼리스트 양성원 바흐 무반주 독주곡 전곡 연주회, 3월 16일 전남 여수 예울마루, 23일 부산 영화의전당, 4월 21일 서울 LG아트센터, (02) 200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