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1.30 23:45
엘렌 그리모 피아노 독주회
프랑스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44·사진)는 흡사 프랑스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분위기와 늑대 보호 운동에 앞장서는 이력으로 화제를 뿌리는 연주자.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독주회를 앞두고 "무대 위에 피아노 2대를 올려달라"는 독특한 주문을 했다. "전반부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8번에는 대화 같은 성격이 깃들어 있어 음색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 이 때문에 전반부와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와 버르토크의 '루마니아 민속 무곡'을 연주한 후반부의 피아노는 서로 달랐다.

모차르트의 소나타는 거칠고도 자유분방한 파격의 연속. 그리모는 차라리 '때린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공격적인 모차르트를 선보였다.
공연을 함께 본 피아니스트 김주영 교수(서울종합예술학교)는 "'우아한 베토벤'이 가능하다면 '거친 모차르트'라고 불가능하다는 법은 없다. 모차르트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파격적 음향은 다음 곡들을 위한 '준비 운동'일 것"이라고 옹호했다.
김 교수의 말처럼, 알반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에서는 난해함 속에서도 서정성을 분명하게 끄집어내는 주관이 돋보였다. 대범한 스케일과 날카로운 직관으로 작품을 정면 돌파했다. 김 교수는 "베르크 소나타의 서정성은 쇼팽을 연상시키고, 엄격한 구조에선 베토벤이 떠오르는 호연(好演)"이라고 말했다.
후반부 리스트의 소나타에선 왼손잡이 특유의 단단한 왼손이 먼저 눈에 띄었다. 정치(精緻)함에서는 아쉬운 대목이 적지 않았지만, 시종 몰아붙이는 힘이 대단했다.
독주회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기자는 그녀가 '21세기 인터넷과 미디어가 만들어낸 스타'가 아닌지 미심쩍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자신만의 뚜렷한 관점으로 작품을 선택하고 해석하는 모습을 보면 대단히 지적인 피아니스트"라고 평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밤 11시까지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의 줄은 복도 끝까지 길게 늘어섰다. 다른 공연보다 유난히 남성 팬이 많았다.
공연을 함께 본 피아니스트 김주영 교수(서울종합예술학교)는 "'우아한 베토벤'이 가능하다면 '거친 모차르트'라고 불가능하다는 법은 없다. 모차르트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파격적 음향은 다음 곡들을 위한 '준비 운동'일 것"이라고 옹호했다.
김 교수의 말처럼, 알반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에서는 난해함 속에서도 서정성을 분명하게 끄집어내는 주관이 돋보였다. 대범한 스케일과 날카로운 직관으로 작품을 정면 돌파했다. 김 교수는 "베르크 소나타의 서정성은 쇼팽을 연상시키고, 엄격한 구조에선 베토벤이 떠오르는 호연(好演)"이라고 말했다.
후반부 리스트의 소나타에선 왼손잡이 특유의 단단한 왼손이 먼저 눈에 띄었다. 정치(精緻)함에서는 아쉬운 대목이 적지 않았지만, 시종 몰아붙이는 힘이 대단했다.
독주회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기자는 그녀가 '21세기 인터넷과 미디어가 만들어낸 스타'가 아닌지 미심쩍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자신만의 뚜렷한 관점으로 작품을 선택하고 해석하는 모습을 보면 대단히 지적인 피아니스트"라고 평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밤 11시까지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의 줄은 복도 끝까지 길게 늘어섰다. 다른 공연보다 유난히 남성 팬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