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무대 스타일은 노 메이크업, 평평한 신발, 삼베 드레스"

  • 김성현 기자

입력 : 2013.01.23 23:17

내달 내한… 피아니스트 피르스

포르투갈 출신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르스(69·사진)는 '경계나 허물없는 피아니스트'다. 연주할 때도 정장보다는 편안한 복장을 즐기고, 마흔 넘어 불교에 심취해서 불교 성지 보존 운동을 후원하는가 하면, 포르투갈 전통음악인 파두를 반주한다. 클래식 음악 특유의 엄숙주의나 관습에서 벗어난 그를 가리켜 영국 전문지 그라모폰은 "나르시시즘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피아니스트"라고 평했다.

다음 달 런던 심포니(지휘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의 내한 공연에서 두 차례 협연하는 피르스를 23일 이메일 인터뷰했다. 그는 연주회에서 고집하는 세 가지 스타일에 대해 털어놓았다. "노 메이크업, 단발머리, 평평한 신발"이다. 피르스는 "의상도 입기 편하기 때문에 삼베나 면직물 같은 자연 소재를 즐긴다"고 말했다.

빈체로 제공
그는 또 홀로 연주하는 독주회보다는 이중주나 삼중주처럼 실내악 같은 분위기를 선호한다. "이를테면 가곡을 반주하면서 중간에 피아노 소나타를 홀로 연주하면, 성악가는 퇴장하지 않고 의자에 편하게 앉아서 탁자 위의 물도 마시면서 내 연주를 듣는 방식이지요. 성악가가 내 연주와 생각에 반응하고, 관객들에게도 이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2006년 스페인 연주 도중에는 심장 이상으로 휴식을 가진 적도 있다. 그는 "내면을 돌아보았을 때 결국 '연주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피르스의 장기는 모차르트와 베토벤. 다음 달 협연에서도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17번과 베토벤 협주곡 2번을 들려준다. 그는 "연주자가 설정한 휴식 때 관객들이 박수를 보내지 말았으면 좋겠다. 독주든 협연이든 고요함 속에서 평화로운 순간을 관객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마리아 주앙 피르스 협연(런던 심포니), 2월 28일~3월 1일 예술의전당, (02)599-5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