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무티 "형님, 저 아파요" 마젤 "걱정 마, 내가 있다"

  • 김성현 기자

입력 : 2013.01.19 03:03 | 수정 : 2013.01.22 10:27

무티 독감으로 내한 취소하자 마젤이 2·4월 모두 공연키로
뮌헨 필은 '겹치기 출연' 악재

극심한 날씨 차이 탓일까. 따뜻한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출신의 명지휘자 리카르도 무티(72)는 2010년 미국 북부 오대호 연안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으로 취임한 뒤 유독 공연 취소가 잦았다. 2010년 위장 질환, 2011년 턱관절 수술 등을 이유로 2년 연속 시카고 현지 음악회를 취소했다.

최근 그가 유행성 독감에 걸려 또다시 시카고 현지 공연을 취소하고 이탈리아로 돌아갔다고 18일 언론이 전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무티가 정밀진단을 받던 중 탈장을 발견하고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무티는 오는 25일부터 중국·대만·한국 등 아시아 순회공연에 나설 예정으로, 내한 공연은 다음 달 6~7일로 잡혀 있었다. 무티는 악단을 통해 "아시아 투어를 함께 하지 못해 몹시 슬프고 유감"이라며 "오는 4월 건강한 모습으로 무대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독감으로 내한 공연을 취소한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오른쪽)와 그의 대타가 된 로린 마젤. /현대카드·빈체로 제공
당장 악단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시카고 심포니는 아시아 투어를 대신할 지휘자를 수소문하던 중, 뮌헨 필 음악 감독인 지휘자 로린 마젤(83)을 긴급 섭외했다. 다음 달 시카고 심포니 내한 공연에서도 마젤이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무티의 공연 취소는 국내 음악계에 '도미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마젤은 오는 4월 21~22일 뮌헨 필과 함께 두 차례 내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국내 음악팬들로서는 불과 두 달 만에 마젤을 다시 보게 되는 셈. 이 때문에 오는 4월 뮌헨 필의 내한 공연을 주관하는 국내 공연기획사는 울상을 짓고 있다. 무티의 독감 탓에 마젤이 '겹치기 출연'을 하는 악재가 생긴 것이다. 티켓 가격이 최고 45만원에 이르는 해외 교향악단의 내한 공연에서 지휘자 명성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 바로잡습니다
▲19일자 A28면 '지휘자 무티 "형님, 저 아파요"' 기사의 사진설명에서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의 위치를 오른쪽으로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