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1.16 23:57
[뮤지컬 '레베카' 남자주인공 트리플 캐스팅 다 봤더니…]
유준상 - 유머 살아있는 인물 표현
류정한 - 평정과 분노 오가는 변신
오만석 - 원작에 가장 충실한 연기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레베카'(1940)는 "그는 레베카를 사랑했어"라는 한 문장이 주는 억압, 불안, 초조가 기본 정서다. 여주인공 '나'는 대단한 남자와 결혼하게 됐지만, 그의 죽은 부인 레베카에 대한 불안으로 시들어간다. '레베카'가 심리 스릴러의 고전인 것은 공포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불안과 초조감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개막한 뮤지컬 '레베카'에는 그게 없다. 레베카가 방종한 여인이었다는 사실이 1막에서 일찌감치 노출되면서 스릴러의 성(城)은 어이없이 무너진다. 관객이 그 후에 밝혀지는 '놀라운' 진실에도 놀라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뮤지컬 '레베카'는 스릴러가 아니라 로맨스 심리극으로 볼 때 매력이 살아난다. 영화에서는 강조되지 않던 키스 장면이 뮤지컬에서는 몇 번인지 세다가 지칠 정도로 많아진 것도 로맨스에 무게를 싣게 한다.
로맨스라면 남자 주인공의 힘이 결정적. 주인공 막심을 번갈아 맡은 오만석, 유준상, 류정한이 각각 첫 무대에 오른 12~13일 공연을 모두 봤다. 복수(複數) 캐스팅이 표준이 된 뮤지컬계에서 이만큼 배우들 간 편차가 적은 작품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오만석은 원작에 가장 충실한 정통적인 막심이다. "행복이 뭔지 모르겠다"는 절망과 우울함, 알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인물 표현의 정석을 보여준다. 유준상은 여유 있는 해석과 유머로 '행복할 수 없는 남자' 막심이 새 삶을 찾게 될 가능성을 잘 전달한다. 우울의 그림자보다는 사랑에 대한 확신을 보여줄 때 빛난다. 류정한은 평정과 분노 사이 진폭이 가장 크다. 1막에서는 행복에 무감각한 듯 보이던 그가 2막에서 "개 같은 놈" "걸레 같은 년" 등의 대사를 폭발시키듯 터뜨릴 때 과거의 그림자가 대조적으로 강조된다.
지난 12일 개막한 뮤지컬 '레베카'에는 그게 없다. 레베카가 방종한 여인이었다는 사실이 1막에서 일찌감치 노출되면서 스릴러의 성(城)은 어이없이 무너진다. 관객이 그 후에 밝혀지는 '놀라운' 진실에도 놀라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뮤지컬 '레베카'는 스릴러가 아니라 로맨스 심리극으로 볼 때 매력이 살아난다. 영화에서는 강조되지 않던 키스 장면이 뮤지컬에서는 몇 번인지 세다가 지칠 정도로 많아진 것도 로맨스에 무게를 싣게 한다.
로맨스라면 남자 주인공의 힘이 결정적. 주인공 막심을 번갈아 맡은 오만석, 유준상, 류정한이 각각 첫 무대에 오른 12~13일 공연을 모두 봤다. 복수(複數) 캐스팅이 표준이 된 뮤지컬계에서 이만큼 배우들 간 편차가 적은 작품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오만석은 원작에 가장 충실한 정통적인 막심이다. "행복이 뭔지 모르겠다"는 절망과 우울함, 알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인물 표현의 정석을 보여준다. 유준상은 여유 있는 해석과 유머로 '행복할 수 없는 남자' 막심이 새 삶을 찾게 될 가능성을 잘 전달한다. 우울의 그림자보다는 사랑에 대한 확신을 보여줄 때 빛난다. 류정한은 평정과 분노 사이 진폭이 가장 크다. 1막에서는 행복에 무감각한 듯 보이던 그가 2막에서 "개 같은 놈" "걸레 같은 년" 등의 대사를 폭발시키듯 터뜨릴 때 과거의 그림자가 대조적으로 강조된다.
세 배우의 차이점은 1막 청혼 장면에서 가장 뚜렷하다. 오만석은 교과서적으로 청혼하며(결심한 듯 단호히 무릎을 꿇는다), 유준상은 유머를 살린 구애를 시도하고(무릎을 꿇을 듯 말듯 수차례 반복), 류정한은 어색하지만 해내고야 말리라는 결의(쭈뼛거리다 분연히 꿇는다)를 보여준다.
죽은 레베카를 향해 '어서 돌아오라'고 노래하는 가정부 댄버스 부인의 병적인 집착은 작품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끝내 등장하지 않는 레베카의 존재를 영화에서는 주인공 '나'의 자격지심과 불안으로 강조했으나, 뮤지컬에서는 댄버스 부인의 동성애적인 애정으로 레베카의 그림자를 작품 전체에 덮어씌운다. 댄버스 부인 역에 더블캐스팅된 신영숙과 옥주현이 부르는 주제곡 '레베카'는 뮤지컬을 듣고 보는 만족감을 화끈하게 안겨준다.
죽은 레베카를 향해 '어서 돌아오라'고 노래하는 가정부 댄버스 부인의 병적인 집착은 작품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끝내 등장하지 않는 레베카의 존재를 영화에서는 주인공 '나'의 자격지심과 불안으로 강조했으나, 뮤지컬에서는 댄버스 부인의 동성애적인 애정으로 레베카의 그림자를 작품 전체에 덮어씌운다. 댄버스 부인 역에 더블캐스팅된 신영숙과 옥주현이 부르는 주제곡 '레베카'는 뮤지컬을 듣고 보는 만족감을 화끈하게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