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1.16 23:27
피아니스트 지용 독주회
해병대원처럼 짧게 깎은 머리와 반쯤 걷어 올린 소매. 15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지용(22·사진)의 독주회는 입장부터 파격적이었다. 캐나다 출신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처럼 잔뜩 등을 구부린 채 지용은 건반 앞에서 한참 숨을 골랐다. 지용은 베토벤의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과 브람스·슈만의 소품, 후반부 바흐의 '파르티타 1번'까지 2시간을 꾹꾹 채웠다.
'베토벤은 마땅히 진지하고 엄숙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가벼운 오른손의 질주와 함께 사라졌다. 빠른 템포와 대담한 강약 조절, 침묵처럼 활용한 휴지기(休止期)까지 이 청년의 베토벤은 콜라처럼 톡톡 튀었다. 온라인 게임의 날랜 손동작처럼 현란함의 수위는 아슬아슬했다.
'베토벤은 마땅히 진지하고 엄숙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가벼운 오른손의 질주와 함께 사라졌다. 빠른 템포와 대담한 강약 조절, 침묵처럼 활용한 휴지기(休止期)까지 이 청년의 베토벤은 콜라처럼 톡톡 튀었다. 온라인 게임의 날랜 손동작처럼 현란함의 수위는 아슬아슬했다.

지용의 낭만성이 돋보였던 곡은 슈만의 '어린이 정경', 빠른 곡에서 고삐 없는 야생마처럼 그의 질주 본능은 멈출지 몰랐지만, 전체적인 해석의 매무새는 단정하고 말끔했다.
후반부 바흐는 열 손가락으로 빚어낸 춤곡이었다. 페달을 맘껏 밟으면서도 손가락으로는 무심하게 툭툭 끊어치면서 맑고 경쾌한 음색을 얻어내는 자유분방함과 대담함이 인상적이었다. 파르티타 1번의 마지막 지그(Gigue)에서는 어지럽게 양손이 교차하는 중에도, 흐트러짐 없이 열 손가락으로 춤사위를 벌였다.
신세대 팬들은 감각적이고 세련된 그의 스타일에 두 손 들고 환영하겠지만, 완고한 애호가들은 경박하다고 눈살을 찌푸릴지 모른다. '음악의 아버지'는 이렇듯 청춘들에게도 해석의 자유를 넉넉하게 열어준다. 피아니스트 지용은 반가우면서도 두려운 연주자다.
후반부 바흐는 열 손가락으로 빚어낸 춤곡이었다. 페달을 맘껏 밟으면서도 손가락으로는 무심하게 툭툭 끊어치면서 맑고 경쾌한 음색을 얻어내는 자유분방함과 대담함이 인상적이었다. 파르티타 1번의 마지막 지그(Gigue)에서는 어지럽게 양손이 교차하는 중에도, 흐트러짐 없이 열 손가락으로 춤사위를 벌였다.
신세대 팬들은 감각적이고 세련된 그의 스타일에 두 손 들고 환영하겠지만, 완고한 애호가들은 경박하다고 눈살을 찌푸릴지 모른다. '음악의 아버지'는 이렇듯 청춘들에게도 해석의 자유를 넉넉하게 열어준다. 피아니스트 지용은 반가우면서도 두려운 연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