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타·인기 아이돌 가수… 한 푼도 안 받고 무대에 선 이유는?

  • 신정선 기자

입력 : 2012.12.27 03:01

국방부·뮤지컬협회 공동 제작 뮤지컬 '더 프라미스' 연습 현장

24일 송파구 우리금융아트홀 연습실에서 뮤지컬‘더 프라미스’를 연습 중인 배우 김무열. /채승우 기자
인기 아이돌이 출연한다. 스타 뮤지컬 배우도 나온다. 그러나 지각은 없다. 바쁘다며 출연 회차를 빼달라고 하지도 않는다. 그 어렵다는 원 캐스트(1인1역), 당연히 된다. 그런데도 출연료는 무(無). 모든 뮤지컬 제작자의 꿈같은 제작 환경이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바로 군대다.

국방부와 한국뮤지컬협회가 공동제작하는 창작 뮤지컬 '더 프라미스(The Pro mise·약속)'가 내달 9일 개막을 앞두고 가열차게 막바지 연습 중이다. 국방부 제작 뮤지컬로는 '마인(Mine)'(2008년, 육군 건군 60주년), '생명의 항해'(2010년, 6·25 60주년)에 이은 세 번째 작품. 이번에는 6·25 정전 60주년 기념작이다.

'프라미스'는 어지간한 민간 제작사에서는 모아볼 엄두를 못 낼 스타 배우와 제작진이 포진했다.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의 지현우, 영화 '은교'의 김무열, 초신성의 윤학, 슈퍼주니어의 이특, 에이트의 이현 등이 6·25전쟁 중 벌어진 다부동 전투의 용사로 나온다. 연출가 이지나(광화문연가, 라카지), 작곡가 최종윤(셜록홈즈), 극작가 서윤미(늑대의 유혹) 등 제작진도 화려하다.

지난 24일 찾아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리금융아트홀 연습장에는 일병부터 대위까지 '계급장' 뗀 33명이 모였다. 모두들 짙은 트레이닝복을 입었다. 여배우 4명은 오디션을 통과한 뮤지컬 배우다.

‘더 프라미스’에 주역으로 출연하는 윤학, 이특, 지현우, 이현(왼쪽부터). /국방부 제공
"악역이라고 입 비뚤어지게 표현하는 거 50년 전 연기야!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총대신 종이를 둘둘 말아쥐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군인들에게 고급과 우아를 외치는 사람은 연출가 이지나씨. 연습 첫날인 9일, 이씨의 일성(一聲)은 "부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이 나오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조연 중 한 명인 윤동현(24) 상병은 "2주 만에 몸무게 7㎏이 빠지고, 신발이 두 켤레 닳았다"며 "훈련만큼 힘들다"고 말했다. '뮤지컬 고참' 김무열은 대열에서 약간 떨어져 몸을 풀고 있다. 군에서 뮤지컬 데뷔를 하게 된 이특은 안쪽 연습실에서 노래 연습이 한창이다. 연습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오빠'를 향한 애정은 군 연습장에도 들이닥쳤다. 팬클럽에서 배달된 도넛 상자에는 '우리에겐 반드시 먹여야 할 현우가 있다!'는 글씨가 인쇄돼 있다. '대박 기원' 스티커를 붙인 핸드크림과 립밤도 쌓였다.

국방부가 밝힌 제작비는 11억원. 실제로는 다소 상승해 12억원 선으로, 민간 창작 뮤지컬의 절반 수준이다. 스타의 몸값이 들어가지 않고, 제작진도 상대적으로 낮은 개런티를 받아 가능했다. 6억원은 국방부에서 대고, 나머지는 티켓 판매로 충당한다. 지난 5일 표 판매 시작 당일 인터파크 판매량의 23%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공연은 23회. 좌석 중 30%는 참전용사 초대 등에 할당되고, 70%가 판매분이다.

▷뮤지컬 '더 프라미스', 2013년 1월 9일~2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1666-86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