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2.10 08:00
최성옥 교수가 지휘하는 '메타댄스프로젝트(Meta Dance Project)'는 현재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정서를 바탕으로 현대무용이 가지는 난해함과 추상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무용단이다. 대전지역을 기반으로 하지만, 지역성을 탈피하기 위해 활발한 공연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7일과 8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펼쳐진 무용단의 공연은 그 노력의 결과물이다. 전혀 다른 색채의 세 가지 주제로 세 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순전히 ‘몸’을 오브제로 활용한 첫 번째 작품에서부터 조명과 오브제를 활용해 단 한 명의 무희가 독백하듯 고통스럽게 토해내는 두 번째 작품, 그리고 연극을 보는 듯한 세 번째 작품까지 ‘메타댄스프로젝트’만의 색깔을 찾기 위한 실험의 연속이었다.
첫 번째 작품 'In the jungle'은 다섯 명의 댄서가 빈틈없이 짠 안무로 현대사회의 폭력성과 비인간화, 소통의 단절을 표현했다.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몸짓만으로 주제의식이 드러날 만큼 쉽게 표현한 점이 돋보였다. 첫 무대로, 현대무용을 잘 모르는 관객을 배려한 듯한 구성이다.
최 교수 본인이 출연한 두 번째 작품 'Red moon'은 중년 여성의 내면을 형상화하기 위해 안무와 무대를 구성했다. 홀로 펼치는 연기지만, 빛의 대비, 달과 물의 이미지를 시각화한 오브제를 적절히 이용해 관객의 눈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특히 무대 일부분으로 빠져 들어가는 연출은 강렬한 동작만큼 깊은 인상을 주었다.
마지막 무대는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모티브만을 차용해 가족과 집에 대해 묻는다. 어느 날 갑자기 벌레가 되어버린 한 남자가 사회로부터 철저히 버려지는 '변신'에서 처럼 하루아침에 가족과 소속집단에서 버림받는 모습을 다양한 상징과 은유로 풀어낸다.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의상과 소품은 물론이고 ‘전혀 다른 것’들을 독백하는 여왕이 등장한다.
공연의 목적이 현대무용을 가깝게 느끼게 하는 것이라면 합격점을 주고 싶다. 공연 전 팜플릿을 보지 않았는데도 각 공연의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다양한 오브제와 잘 알려진 소설을 차용한 점도 관객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전히 ‘안무’에 몰입하기 어려운 현대무용의 한계는 그대로라는 것이다. 좀 더 과감하게 대사와 음악을 섞었더라면 ‘대중’의 마음속에 한발 더 다가가지 않았을까.
안병수PD absdizz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