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2.06 01:30
[조선일보·조선영상비전 공동기획] [내년 브라질 이민 50년… 한류, 삼바와 춤을] [1]
[TV조선 다큐 2부작 방송]
12개 경연팀 중 첫 번째 팀 한국을 주제로 퍼레이드… 특정 국가 소재로 한 건 처음
공연 펼칠 삼바스쿨 회장 "5000년 역사·단기간 성장 보여줄 게 너무 많아요"
한국인의 브라질 이민이 내년으로 50주년을 맞는다. 1962년 11월 부산항에서 17세대 103명을 실은 네덜란드 이민 선박 치차렌카호가 이듬해 2월 지구 반대편 브라질 산토스항에 닿은 지 반세기.
5만명 코레아노(Coreano)는 현지 의류·패션산업을 중심으로 브라질의 주요 성원이 됐고, 삼성·LG에 이어 지난달 현대자동차까지 현지공장 준공식을 가지면서 한국 기업 진출에 가속이 붙었다. 모국에서 발신된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한국의 문화·예술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
중남미 최대 국가이자 세계 6위 대국인 브라질에서의 한인·한류의 선전은, 해외 한류 확산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본지는 국제교류재단 후원으로 TV조선과 함께 그 현장을 찾아갔다.
포효하는 은백색 호랑이 로봇상을 앞세운 초대형 무대 차량(float), 그 위엔 말없이 미소 짓는 반가사유상이 앉아 있다. 그 뒤로 한옥의 창살과 한글을 주제로 디자인한 갖가지 의상을 차려입고 뒤따르는 남녀 행렬. 저마다 현란한 삼바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3000~5000명이 외치는 함성은 '오 코레이아!'.
내년 2월 리우 카니발은 한국의 하회탈, 용(龍), 호랑이로 문을 연다. '지상 최대의 쇼'라 불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니발 축제(내년 2월 10~11일). 12개 팀 중 첫 번째 경연팀인 최정상급 삼바스쿨 '이노센치 데 벨포 호슈'가 한국을 주제로 택한 것. 내년은 한인 브라질 이민 50주년이 되는 해다.
5만명 코레아노(Coreano)는 현지 의류·패션산업을 중심으로 브라질의 주요 성원이 됐고, 삼성·LG에 이어 지난달 현대자동차까지 현지공장 준공식을 가지면서 한국 기업 진출에 가속이 붙었다. 모국에서 발신된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한국의 문화·예술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
중남미 최대 국가이자 세계 6위 대국인 브라질에서의 한인·한류의 선전은, 해외 한류 확산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본지는 국제교류재단 후원으로 TV조선과 함께 그 현장을 찾아갔다.
포효하는 은백색 호랑이 로봇상을 앞세운 초대형 무대 차량(float), 그 위엔 말없이 미소 짓는 반가사유상이 앉아 있다. 그 뒤로 한옥의 창살과 한글을 주제로 디자인한 갖가지 의상을 차려입고 뒤따르는 남녀 행렬. 저마다 현란한 삼바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3000~5000명이 외치는 함성은 '오 코레이아!'.
내년 2월 리우 카니발은 한국의 하회탈, 용(龍), 호랑이로 문을 연다. '지상 최대의 쇼'라 불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니발 축제(내년 2월 10~11일). 12개 팀 중 첫 번째 경연팀인 최정상급 삼바스쿨 '이노센치 데 벨포 호슈'가 한국을 주제로 택한 것. 내년은 한인 브라질 이민 50주년이 되는 해다.

◇"싸이도 오세요"
"싸이, 브라질에 오-쎄-요!"
지난달 10일 세계적인 미항(美港)인 브라질 리우의 '삼바 시티'. 매년 2월 카니발 경연 때 쓰일 무대 차량과 의상 등의 용품을 만드는 초대형 제작소다. 이곳 4층 사무실에서 만난 '이노센치 데 벨포 호슈' 삼바스쿨의 헤지나우두 고메스(48) 회장은 "내년 카니발 무대에 싸이도 함께 설 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다. 주선해 줄 수 없나요"라고 거듭 물었다.
아래층에서는 바테리아(타악기연주단)의 삼바 음악 연습 소리가 쉴새 없이 귀를 때렸다. 고메스 회장은 "특정 국가를 주제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주제로 택한 것은 이노센치로서도 힘든 결단이었다. 12개 팀이 경연하는 리우 카니발에서 호응이 없을 경우, 하위 리그로 추락할 수도 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 남미까지 불어온 한류는 이제 한국을 카니발 주제로 선정할 정도에까지 이른 것이다. 또 세계 10위권인 한국의 경제적 위상과 국내 기업들의 활약도 한국을 주제로 선정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현지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고메스 회장은 "한국은 작은 나라이지만 5000년의 긴 역사와 오랜 문화 전통을 갖고 있는 데다 단기간의 눈부신 성취를 이뤄 보여줄 게 너무나 많다"고 했다.
"싸이, 브라질에 오-쎄-요!"
지난달 10일 세계적인 미항(美港)인 브라질 리우의 '삼바 시티'. 매년 2월 카니발 경연 때 쓰일 무대 차량과 의상 등의 용품을 만드는 초대형 제작소다. 이곳 4층 사무실에서 만난 '이노센치 데 벨포 호슈' 삼바스쿨의 헤지나우두 고메스(48) 회장은 "내년 카니발 무대에 싸이도 함께 설 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다. 주선해 줄 수 없나요"라고 거듭 물었다.
아래층에서는 바테리아(타악기연주단)의 삼바 음악 연습 소리가 쉴새 없이 귀를 때렸다. 고메스 회장은 "특정 국가를 주제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주제로 택한 것은 이노센치로서도 힘든 결단이었다. 12개 팀이 경연하는 리우 카니발에서 호응이 없을 경우, 하위 리그로 추락할 수도 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 남미까지 불어온 한류는 이제 한국을 카니발 주제로 선정할 정도에까지 이른 것이다. 또 세계 10위권인 한국의 경제적 위상과 국내 기업들의 활약도 한국을 주제로 선정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현지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고메스 회장은 "한국은 작은 나라이지만 5000년의 긴 역사와 오랜 문화 전통을 갖고 있는 데다 단기간의 눈부신 성취를 이뤄 보여줄 게 너무나 많다"고 했다.

◇용·하회탈·한강… 첫 무대 장식
이노센치 스쿨은 이날 국내외 언론을 통틀어 처음으로 본지에 준비 과정을 공개하고 공연에 사용될 음악과 춤까지 선보였다. 경쟁 때문에 마지막 경연 순간까지 보안 유지를 철칙으로 삼는 삼바스쿨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6층 건물 높이에 대형 체육관만 한 넓이의 공작소 '삼바 시티' 안에는 제작이 한창인 각종 조형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한쪽에서는 4층 높이의 용머리가 움직이며 큰 입을 쫙쫙 벌렸다 닫았다 하면서 목을 좌우로 휘휘 저었다. 골조만 완성된 상태인데도 생생했다. 그 옆 또 다른 무대 위에는 거대한 가면이 서 있었다. 안동 하회탈. 특유의 물결선 미소를 제대로 살렸다. 한쪽에서는 바테리아가 쉴 새 없이 연주를 이어갔다.
주제 음악의 제목은 '한강 7개 물결의 합류'. 마이크를 잡은 가수는 카니발 특유의 샤우팅 창법으로 노래를 불렀다. "한국과 카니발이 만난다. (…) 한국, 너의 수정 같이 맑은 물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조화 속에서 반사되어, 나의 리우데자네이루('1월의 강'이란 뜻)로 흘러들어 간다…."
◇"한국 홍보 효과 큰 기대"
브라질 한인회(회장 이백수)는 카니발을 통한 한국 이미지 제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카니발은 브라질 최대 방송사인 글로보를 통해 세계 158개국에 방영되고 약 1억6000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리우가 '프리미어 리그'라면, 하위 리그 카니발에서도 한류는 활발하다. 브라질 최대 도시이자 한국 교민이 가장 많이 사는 상파울루의 정상급 삼바스쿨인 빌라 마리아도 내년 카니발 주제로 한국을 택해 준비가 한창이다.
박상식 상파울루 총영사는 "브라질의 대표적 문화행사인 카니발에서 한국이 테마로 채택된 것은 그만큼 한국에 대한 브라질의 관심과 인식이 높아졌음을 뜻한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의 문화가 한층 폭넓게 소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전병근 조선일보 기자
정경열 조선영상비전 영상취재팀장
임정인 조선영상비전 영상취재팀 기자
이노센치 스쿨은 이날 국내외 언론을 통틀어 처음으로 본지에 준비 과정을 공개하고 공연에 사용될 음악과 춤까지 선보였다. 경쟁 때문에 마지막 경연 순간까지 보안 유지를 철칙으로 삼는 삼바스쿨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6층 건물 높이에 대형 체육관만 한 넓이의 공작소 '삼바 시티' 안에는 제작이 한창인 각종 조형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한쪽에서는 4층 높이의 용머리가 움직이며 큰 입을 쫙쫙 벌렸다 닫았다 하면서 목을 좌우로 휘휘 저었다. 골조만 완성된 상태인데도 생생했다. 그 옆 또 다른 무대 위에는 거대한 가면이 서 있었다. 안동 하회탈. 특유의 물결선 미소를 제대로 살렸다. 한쪽에서는 바테리아가 쉴 새 없이 연주를 이어갔다.
주제 음악의 제목은 '한강 7개 물결의 합류'. 마이크를 잡은 가수는 카니발 특유의 샤우팅 창법으로 노래를 불렀다. "한국과 카니발이 만난다. (…) 한국, 너의 수정 같이 맑은 물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조화 속에서 반사되어, 나의 리우데자네이루('1월의 강'이란 뜻)로 흘러들어 간다…."
◇"한국 홍보 효과 큰 기대"
브라질 한인회(회장 이백수)는 카니발을 통한 한국 이미지 제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카니발은 브라질 최대 방송사인 글로보를 통해 세계 158개국에 방영되고 약 1억6000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리우가 '프리미어 리그'라면, 하위 리그 카니발에서도 한류는 활발하다. 브라질 최대 도시이자 한국 교민이 가장 많이 사는 상파울루의 정상급 삼바스쿨인 빌라 마리아도 내년 카니발 주제로 한국을 택해 준비가 한창이다.
박상식 상파울루 총영사는 "브라질의 대표적 문화행사인 카니발에서 한국이 테마로 채택된 것은 그만큼 한국에 대한 브라질의 관심과 인식이 높아졌음을 뜻한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의 문화가 한층 폭넓게 소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전병근 조선일보 기자
정경열 조선영상비전 영상취재팀장
임정인 조선영상비전 영상취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