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리뷰] 피날레는 꽃가루여야만 했을까

  • 신정선 기자

입력 : 2012.11.20 23:28

국립무용단 '그대, 논개여!'

국립무용단의 '그대, 논개여!'는 지난 6월 진통 끝에 취임한 윤성주 예술 감독이 대본·무·연출을 맡은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신임 예술 감독의 어깨에 걸린 '창단 50년 무용단'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 답을 엿보게 한 '논개여!'는 대중과의 접점을 찾을 줄 알고, 무용단의 최고 자산인 무용수를 적재적소에서 빛나게 할 줄 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밝게 했다.

의기(義妓) 논개(장윤나)와 왜장(이정윤)의 2인무는 음모와 정념, 그 사이의 갈등이 뒤엉키는 상반된 심리를 극적으로 보여줬다. 논개와 논개 분신, 왜장과 왜장 분신의 4인무도 한(恨)이 아니라 힘으로 끌어가는 한국무용의 미학을 잘 드러냈다. 독수리부대가 진주성으로 진격하는 3장의 군무는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발레 '스파르타쿠스'에 대한 한국적 응대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쳤다.

하지만 연출적 측면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도가 아쉬웠다. 남성 무용수 20명이 동시에 북을 치는 장면은 기본 미장센부터 안무가 국수호의 '코리안 드럼―영고'(迎敲)의 한 장면을 확대 복사해놓은 듯 보였다. 마지막에 꽃 종이가 날리는 장면도 구태의연했다. 연극이나 뮤지컬에서도 흔히 등장하는 데다, 불과 한 달 전 같은 극장에서 공연한 중국국가발레단 '홍등'도 똑같이 끝났다. 우리 관객이 언제까지 대극장 공연 마지막마다 꽃가루가 날리는 장면을 보아야 할까? 국립무용단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미래의 50년이 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