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아름다운 혼잣말

  • 신정선 기자

입력 : 2012.10.24 23:40

김성녀 모노극 '벽 속의 요정'… 28일까지 소월아트홀 재공연

극단 미추 제공
'죽기 전에 봐야 할'이라는 수식어가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없다. 배우를 보는 기쁨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작품 '벽 속의 요정'(연출 손진책)이 23일 재공연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딱 6일만 한다. 배우 김성녀<사진>의 모노드라마로 2005년 초연 후 올해의예술상, 동아연극상 등을 받았다. 스페인 내전 때 실화를 일본 작가가 쓰고, 극작가 배삼식이 우리 현실에 맞게 고쳤다.

개막날인 23일 서울 성동구 소월아트홀 객석 중간에서 등장한 김성녀는 천장을 바라보는 듯하더니 누군가에게 "안녕!"이라며 인사를 건넸다. "외로워서, 사람이 그리워서 공연장에 사는 귀신에게 건넨 인사"라고 했다. 이후 2시간, 그는 아무도 없는 허공에 말을 건네며 혼자 32역을 했다. 엄마도 됐다가 김서방도 됐다가 신부(新婦)도 된다. 다섯 살 꼬마부터 머리 허연 노인까지 오간다. 흔하게 들릴 법한 "살아있다는 건, 아름다운 거야"라는 대사가 그의 음성을 타고 나오면 가슴으로 몰아치는 파도가 된다. 연극을 보는 행복이란 이런 것이다.

▷'벽속의 요정' 28일까지, 성동구 소월아트홀, (02)747-5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