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最古 국립 오케스트라 최연소 수석 첼리스트 내한 공연

  • 김성현 기자

입력 : 2012.10.08 23:19

한국계 연주자 이상 엔더스
'한국과 연계성 잊지 말라' 아버지가 한국식 이름 지어줘
스무 살에 본 오디션으로 오케스트라 수석 선발돼

오는 31일 첫 내한 공연을 갖는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씨는“한국계 이전에 음악가로 정정당당하게 평가받고 싶어서 수년간 내한 공연을 미루고 기다려왔다”고 했다. /이상 엔더스 홈페이지
한국계 독일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24)씨는 독일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수석 첼리스트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작센 공국 시절부터 46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엔더스씨는 4년 전인 2008년 이 악단 오디션에서 수석 첼리스트로 선발됐다. 그가 선발되기 전까지 이 자리는 10여년간 공석이었다. 오는 31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첫 내한 독주회를 앞두고 엔더스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너무나 어릴 적에 수석으로 뽑혀서 지금도 악단에서 최연소 수석이며, 독일 전역 악단에서도 최연소 첼로 수석일 것"이라며 웃었다.

독일의 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아버지와 한국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이름을 따서 '이상'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엔더스는 "한국과의 연계성을 잃지 말라는 뜻으로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라며 "아버지는 한국어를 모르시기 때문에 아마도 한글 이름의 선택 폭이 넓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웃었다.

오페라극장과 교회에서 일했던 아버지 덕에 그는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그는 9세 때부터 첼로를 잡았고, 12세 때는 아버지의 오페라 극장에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가운데 소년 역으로 노래하기도 했다. 엔더스씨는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마침 비어 있는 악기가 첼로였다. 부모님은 악기 선택이나 연습에 대해 어떤 잔소리나 부담도 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음대와 자르브뤼켄에서 첼로를 전공했고, 미국 출신 첼리스트 린 해럴을 사사했다. 대학 졸업 직전에 첼로 수석 오디션에 응시했다가 합격했다.

그는 서울시향 예술감독이며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수석 객원 지휘자인 정명훈과도 수차례 호흡을 맞췄다. 31일 독주회에서 그는 베토벤과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